언젠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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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언젠가 다시]

사람들은 뭔가 소중한 것이 있으면 어딘가 숨겨두기를 좋아한다. 나는 현재 집에 별다른 귀중품이 없기에 특별히 숨겨둘 것이 없지만 아마 금덩이 같은 것이라도 생긴다면 어디에 숨길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사실 내가 그런 고민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한때 주식을 할 때 돈을 많이 벌면 우리나라같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를 또 겪을 수 있으므로 고점에서 주식을 팔아 금으로 바꿔 집안 어딘가 숨겨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내 실력에 내복에 그럴 리도 없겠지만, 돈을 신한은행 금덩어리로 바꿔 책장 안을 잘라내고 그 안에 숨겨둘까? 아니면 통나무 바둑판 밑에 구멍을 파고 서랍 같은 것을 만들어 그 안에 금과 중요한 것을 숨겨둘까? 말도 안 되는 고민을 했다.

어떤 사람들은 마늘밭에 수십억 원을 숨겨뒀다 걸려서 다 몰수되고, 뒷산에 묻어 뒀다 잃어버렸다고 서로 신고하는 바람에 탈이 나는 것을 보면, 중요한 물건은 절대 밖에 갖고 다니거나 밖에 보관하면 안 된다.

내가 만약 다시 소중한 것을 얻게 된다면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도록 집안 장롱이나 뒤뜰 어딘가에 꽁꽁 숨겨둘 것이다. 요즘은 대여금고도 있다 하니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하는 대형은행 대여금고에 꽁꽁 숨겨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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