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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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07:38
봄에는 지천으로 꽃이 피어 온 산천을 아름답게 꽃 피우고 온갖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고, 여름에는 녹음이 짙어져 온 산과 들을 싱그럽게 만들었고 바다는 하늘처럼 시퍼런 아름다움을 과시하였다.
세상은 가을이 되어 풍요로운 가운데서 하나둘 열매를 떨구면서 말라가면 더 이상 아름다울 것도 없는 시기임에도 말라가는 나뭇잎이 온산을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들이고 나뭇잎은 떨어지면서도 은근히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가을이 되면 온갖 색으로 풍요롭게 물든 과일들로 산과 들이 아름답게 변해도 사람들이 열매보다 단풍을 더 찾아다니는 것을 보면 가을은 풍요로움보다 단풍과 낙엽의 아름다움이 더 큰 것 같다.
가을 되어 나뭇잎이 아름답게 물드는 것은 화려한 봄날과 뜨거운 계절을 멋지게 보내고 겨울을 나야 할 몸에 양분을 양보했기 때문이고, 가을 되어 하늘이 더욱 파란 것은 봄여름 메마른 땅의 생명들을 위하여 무수히 많은 비를 뿌렸기 때문이다.
자연은 아낌없이 베풀고 미련 없이 버리기에 가을이 되어도 그토록 아름다운데 사람은 가을이 되면 추해진다. 중년이 넘어가면 소화시키지도 못할 식탐에 배가 볼록하고, 욕심에 눈이 멀어 자신의 추함을 보지 못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추해지지 않으려면 가을이 아름다운 이치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