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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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들꽃

[이름 없는 들꽃]

세상엔 잘난 사람들이 참 많다. 그리고 목소리 큰 사람도 많고 유별나게 설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세상엔 눈에 띄지 않는 귀퉁이에서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지만 진정 뛰어난 사람이 있고 조용한 가운데 지혜가 번뜩이는 사람도 많다.

어찌 보면 우리가 보는 잘난 사람들은 세상의 외면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밖으로 드러난 외면의 세상에서는 서로 더 돋보이려 시기 질투하고 다투기 일쑤지만, 세상엔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들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재물을 예로 든다면, 흔히 우리는 웬만한 건물 한 채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 하는데 부산에만 해도 수만 채의 건물이 있으니 얼마나 성공한 인생들이 많겠는가. 그럼에도 그들 중 대부분은 아무런 티를 내지 않고 조용히 살아간다.

글 쓰는 것만 보더라도 세상엔 이름난 작가가 많고 이름은 나지 않았지만 뛰어난 작가도 많으며, 화가나 예술가들도 마찬가지다. 개중에는 나처럼 이름을 얻고자 발악하는 속물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명리를 바라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다.

산속에 핀 수많은 들꽃은, 사람이 돌보지 않아도 수없이 많은 벌 나비가 돌보고, 산속에 핀 수많은 들꽃은, 사람은 볼 수 없지만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알아보고,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은, 하늘과 바람과 나무랑 교감하다 세상 모두 잠이 들면 이름 없는 별들과 눈으로 대화를 나눈다.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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