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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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06:39
내가 원래 비싼 옷을 잘 안 사는데 몇 해 전 큰맘 먹고 마트에서 6만 9천 원짜리 부드러운 오리털 파카를 할인해서 오만 원에 샀다. 역시 돈값을 하는지 얇으면서도 부드럽고 따뜻하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인지 몇 달 입지도 못했는데 쇠문에 걸려 찢어졌다. 평소 입고 다니던 옷은 아무 문제 없었는데 옷감이 너무 부드럽고 얇다 보니 쇠문에 살짝 삐져나온 부분에도 걸려 찢어진 것이다.
허탈감과 상실감이 크게 몰려왔지만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혹시나 하는 심정에 시장통의 허름한 옷 수선 가게에 가서 수선을 부탁했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사장님이 다되었고 주는데 보니 어깨에 별 모양 장식이 붙어 말끔한 새 옷이 되어 있었다.
내가 기뻐하는 모습을 사장님이 보았는지 사장님도 거 보란 듯 웃는다. 정말 나는 당시 삼천 원으로 7만 원짜리 새 옷을 산 느낌이었다. 잘 고치면 찢어진 옷도 장식 달린 새 옷이 되고 마음을 고치면 가슴에 별도 품고 별처럼 빛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