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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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자연

[둥근 자연]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가끔 우주와 인간과 자연의 형상과 그 영속성을 공상해본다.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해 우주를 본다지만, 그 모든 것은 인간의 한계 내에서의 가설을 근거로 한 것일 것이며, 인간이 분석한 물질의 최소 단위도 현재 기술의 한계 내에서의 분석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고 보면, 정말 무한한 우주에서부터 초미세 물질의 단위까지의 모습은, 둥근 양파를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태초의 우주의 모든 물질은 가장 안정적이고 완전한 형태인, 구의 형태를 띠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태양의 궤도나 행성 등, 천체를 묘사한 사진들을 보면 모두 둥글다.

사람도 최초 둥근 모습에서 팔다리가 자라나고,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머리와 눈 코 입 모두 둥근 모양이고, 식물도 둥근 씨앗에서 출발하고, 세상 만물은 모두 둥근 것에서 출발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이 둥근 것을 네모로 세모로 깎고, 아이들조차 네모난 사회와 네모난 교실에서 네모난 부모와 선생님들에 의해 모나게 깎이고 있다.

우주의 행성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영원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자연 그대로 둥글게 돌아가는 법칙을 지키기 때문이고, 둥근 바위가 벼락에 깨져 뾰족하게 변하더라도, 자연 속에서 오랜 세월 구르며 모난 부분을 깎아냄으로써 상생하는 것인데, 사람도 서로를 찌르지 않도록 세월에 잘 굴러 자연의 이치대로 둥글게 둥글게 자갈이 되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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