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석 시집 "나비처럼 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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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석 시집 "나비처럼 살 수 있다면"

【 추천의 말 】 

  한인석 시인의 말솜씨는 너무나 정답고 친근하다. 공연히 너스레를 떨거나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고샅길에서 만난 정다운 이웃끼리 주고받는 눈짓처럼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속사정을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깜박이듯 잔잔하게 풀어 놓고 있다.
  그래서 그의 눈에 비친 자연과 사물은 단순한 자연이나 사물의 틀을 벗어나서 피가 흐르고 맥박이 뛰는 생명체로 변용되고 있다.
  ‘조약돌’도 ‘담쟁이’도 ‘까치밥’도 ‘징검다리’도 단순한 사물을 벗어나서 人格化 되고 있다. 이목구비를 지닌 인물처럼 잔잔하게 속삭이고 있다. 장삼이사 김지이지들이 서로서로 속내를 풀어놓으면서 무릎을 맞대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서로의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그는 사물을 공연한 美辭나 과장된 比喩로 위장하지 않는다. 표백제에 담갔다가 꺼낸 마켓에서 파는 희디흰 깐 마늘이 아니라, 마늘밭에서 바로 캔 흙냄새 두엄냄새 이냥 풍기는 매운 마늘과도 같아서, 일견 평범하고 일상적인 듯 보이는 그의 시적 상상력과 어법은 알차게 여물어 오히려 그 매운 맛이 더하다.
  <잘 다듬어진 자리보다는/ 거칠고 아슬아슬한/ 바위가 더 잘 어울리는 삶/ 속에서 울어나는 겸손으로/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당당한 삶의 향> ([바위구절초])에서 보는 것처럼 한인석 시인의 시 의식은 外柔內剛의 은근함과 끈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오탁번 (고려대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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