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건 시인의 첫 시집 <포구의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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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시인의 첫 시집 &lt;포구의아침&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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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부터 시인, 공무원, 섬 기행가 등 다양한 체험으로 이목을 끌어온 박상건 시인이 등단 12년 만에 첫시집을 냈다. 시집 제목인 &lt;포구의 아침&gt;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섬에서 태어나 섬을 떠돌며 등대지기들과 남다른 우정을 맺어온 독특한 인물로, 섬 여행기를 각종 잡지에 쓰고 매년 여름과 겨울에는 섬에서 전국 유명 시인들과 일반인들이 어우러져 펼치는 &#039;섬사랑시인학교&#039;를 운영해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이 시집에서도 35년째 섬에서 등대 빛을 밝히며 살아온 등대지기의 애환과 그들을 만나려 오고 가면서 마주한 섬과 바다, 포구에 대한 풍경과 이에 대비시켜 일상적인 삶의 측면을 뒤집어보는 시들을 선보이고 있다. 즉, 자연의 서정적 풍경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을 긴장감 있게 묘사하는 이른바 한국의 전통 서정성 위에 극애의 시정신을 일관성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전생에 무슨 인연 있었을까
동백꽃 피고 지며 그리움 깊은 바다에
두 개의 섬 나란히 어깨 겯고 있다

조약돌 파도에게 씻겨 마음 다스리고
파도는 제 가슴 울려 하얀 포말을 흔든다
터지는 함성 참깨처럼 흩날리는 햇살들

이제 행진이다
하늘엔 갈매기, 바다엔 부표(浮漂)들
더 이상 떠돌지도 흔들리지도 말자
눈보라 속 꿈꾸는 복수초(福壽草)처럼
섬 기슭 동백꽃 생꽃 모감지로 떨어져도 이 악물고 살자

산다는 건 두 가슴이 한 마음으로 집을 짓는 것
하 맑은 한려해상 한결같이 출렁이는 섬
오늘도 두 섬 의초롭게 어깨 겯고 있다"
-&lt;형제섬&gt; 전문


이번 시집에 대해 송수권 시인(순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은 "박 시인이 누비고 있는 풍경은 국토의 산이며 바다며 섬이며 마을의 흐린 풍경들, 특히 등대기행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그 풍경은 극기의 풍경이기 때문에 그 풍경 자체가 결코 남세스럽지 않고 하나의 시정신으로 혈맥이 닿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고 평했다.

이성부 시인은 "그의 맑고 곧은 심성과 아름다운 상상력이 빚어놓은 이 첫시집을 통해 우리의 시의 지평이 가없이 넓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의 시들은 바다에 솟은 섬처럼 빛나고 외롭고 깊다"라고 말했다.

첫시집에서 제외시킨 여러 편의 등대 관련 시,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외딴 섬 등대를 찾아다니며 취재한 우리 나라 등대와 등대지기에 얽힌 애환을 담은 책을 내달 별도로 선보일 예정이다.

박 시인은 전남 완도 출생으로, &lt;뿌리깊은나무&gt;, &lt;샘이깊은물&gt;편집부장, 국정홍보처 사무관을 지냈고, 섬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있다.&nbsp;&nbsp;
 
&#039;포구의아침&#039;
박상건 지음
책만드는집 펴냄
값 6,000원

이상은 오마이뉴스&nbsp;&nbsp;유재권기자의 글을 발췌하여 수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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