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그 여자의 바다"-- 김명숙 저/문학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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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그 여자의 바다"-- 김명숙 저/문학의 전당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천재교육)에 「새싹」이 등재돼 있는 김명숙 시인의 첫 시집 『그 여자의 바다』가 출간되었다. 그의 시집은 “무언가 허물을 벗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려는 꿈과 그리움, 그리고 짙은 향수를” 짙게 풍기고 있다. 외피는 화려한 대신 수수하며 그 속에 담긴 언어들은 순수한 열정을 품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저자 :
저자 김명숙은 196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제 6회 창세문학상, 한국동요음악상, 부천예술상을 수상했다. 부천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한국아동문학연구회, 고흥작가회, 한국예술가곡연합회, 한국동요음악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8년 국립국악원 생활음악 「화전놀이」가 공모 당선되었고 2011년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천재교육)에 「새싹」이 등재되었다. 가곡, 동요 작사가이기도 하며 작품으론 가곡 「달에 잠들다」외 15곡, 동요 「새싹」외 16곡이 있다. 현재 둥지 틀고 사는 곳은 부천시 고강동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1부
그 여자의 바다
봄밤
몸엣것
강물, 둑에 이르다
솟대
떨어져 나간다는 것
물의 주름
나는 흰 물뱀 한 마리 키운다
오색 쌈지
봄 운주사
화답話答
달에 잠들다
고래의 꿈
말 속의 칼
수풀떠들썩팔랑나비
첫 눈에게
눈 꽃 위에 동백꽃이 필 때면
오디 상사 몽想思 夢

2부
어미
가지를 익히며
북상하는 봄
바다의 방식
제부도의 밤
달새
봄의 요정
달밤
혼자가 아닌 여럿은
장맛비 속의 광녀
5월의 들녘에서
이런 아내이고 싶다
어머니
봄의 소묘
너를 찾아서
청평사 가는 고갯길은
목련

3부
창窓을 닦는다
장마 즐기기
저녁 강변에서
거울 앞에서
새해 친정 가는 길
어머니와 채송화
당신이 가고 난 자리-언니를 보내고
너의 빈자리
진달래꽃물 들었네
마중
냄새
불씨
그대, 빛의 몸짓으로 오라
어느 구름 속에
비 오는 밤에
동백꽃

4부
바다를 그리며
산수유
봄비
거울 앞에서 나를 본다
산길에서
그대 가슴에 시가 되어

비와 나그네
풍경에 빠져 풍경이 되다
행복충전소
꽃 2-장미
나비
고흥댁
눈사람
만추
그대 안에 머물러도 나는 외롭다

해설 유승우-원형에 대한 향수의 시적 형상화
[추천평]

시인의 삶이 자연인의 삶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자연인은 눈에 보이는 몸에 묻은 때는 잘 씻어내지만 마음에 묻은 때는 보지 못하지만, 시인은 자연인이 못 보는 마음의 때를 본다. 이 마음의 때는 ‘물기어린 세월’ 곧 시간의 때이기 때문에 닦아내야 한다. 몸에 묻은 때를 씻어내는 것은 목욕沐浴이라 하지만, 마음의 때(時)를 닦아내는 것은 수신修身이라고 한다. 마음의 옷을 벗는 일이다. 시인은 끊임없이 마음을 닦아내는 사람이다. 

나는 김명숙 시인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 시인이야말로 누구보다도 짙은 향수에 젖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자연인 김명숙, 한 남자의 아내 김명숙, 누구의 어머니 김명숙은  시인 김명숙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가 아는 김명숙은 시를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다. 내가 처음 그의 작품을 보았을 때 그의 작품에서 무언가 허물을 벗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려는 꿈과 그리움, 그리고 짙은 향수를 읽을 수 있었다.
―유승우(시인, 문학박사,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책 속으로]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시집은 ‘그리움’을 끌어안고 있다. 표제작 ‘그 여자의 바다’의 테마 역시 ‘그리움’이다. 시인은 현재 내 곁에 실존하지 않는 그래서 너무나 그리운 누군가를 애타면서도 무덤덤한 어조로 갈망하고 있다.


그 여자의 바다

바다가 길을 내어 놓는다
포구를 떠나간 사내가 돌아오지 않자
바다를 통째로 마시겠다던 그녀

사내를 기다리다 썰물이 되어 나섰다
바다 끝자락까지 가면 사내가 있을 것 같아
질퍽한 갯벌의 사타구니도 마다하고
수평선을 향해 내닫는다

바다만 바라보다 섬이 되고팠던 여자
그 사내에게만 치마를 벗고 싶었던 여자
덕지덕지 바위에 붙어 있는 따개비 같은 상처가
그녀 안에서 구획을 넓혔다

뚝심 좋은 사내가 미끼를 던져도
아랫입술 질끈 깨물며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던 날들이
그녀 앞에 쌓여갔다, 깻단에서 깨 쏟아지듯.

섬을 떠난 그녀,
어부가 된 남자의 바다가 된다
-p13

시인은 ‘여인’의 상징체계로 ‘바다’를 활용한다. 그래서 여인은 곧 ‘바다’가 된다. 시시때때로 밀물과 썰물이 오가듯이 역동적인 여인의 마음은 한 남자에게 향한다. 그녀를 놓고 사라진 남자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결국 ‘여인’은 스스로 썰물이 되기도, 섬이 되기도 해본다. 상처가 깊어갈 쯤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오지 않고, 그녀는 그리움에 빠져 허우적대다 스스로 바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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