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 최대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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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최대희 시집

받아 주세요, 몸의 시 그리고 시의 몸
-『선물』

최대희 시인의 시집 『선물』은 존재와 존재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몸이라는 존재의 내재성에 주목하여 주체와 대상, 대상과 주체의 ‘변이’와 존재의 ‘자리바꿈’을 보여 주고 있으며, 또한 사물을 불러와 사물 속에 각인된 그 형식을 버리고, 새로운 기의를 주입하여 존재의 흔적을 압축하여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선물』은 ‘가끔 가시에 찔려도 좋았던/꽃보다 환한 나이’에 이르러 ‘몸의 시’를, ‘시의 몸’이라는 언어를 빌려 존재를 암유적으로 용서하며 세계와 은유적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습니다. 언어의 성숙미와 함축미가 돋보이는 신간 시집입니다.

최대희 시인, 지금까지 그녀의 언어에서 발견되는 흔적은 사건의 흔적, 갈등의 흔적, 차연의 흔적 즉, 이것이 선물이다. 이 선물은 그녀가 수신한 몸의 기의를 포장한 기표일 뿐이다. 존재와 존재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몸이라는 존재의 내재성에 주목하여 주체와 대상, 대상과 주체의 ‘변이’와 존재의 ‘자리바꿈’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그녀는 우리에게 사물을 불러와 사물 속에 각인된 그 형식을 버리고, 새로운 기의를 주입하여 존재의 흔적을 압축하여 보여 준다. 따라서 최대희 시인의 『선물』은 ‘가끔 가시에 찔려도 좋았던/꽃보다 환한 나이’(「피아노포르테」)에 이르러 ‘몸의 시’를, ‘시의 몸’이라는 언어를 빌려 존재를 암유적으로 용서하며 세계와 은유적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_권성훈(시인·문학평론가)

먼 산을 물들이고
동구 밖을 물들이고
건널목을 물들이던
가을이 찾아와
앞마당 모서리가 환합니다

봄날
빗줄기에 등 구부린 민들레꽃
땡볕 여름
매미 울음으로 그늘진 느티나무를
아직 기억합니다

계절의 갈피 속, 방황하고
투정했던 나날
지금 생각해 보면 사치였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세월의 뗏목에 밀려 불투명하게 남아 있는
지금, 눈물로 얼룩진 강을 따라가는
늦은 후회는 약이 되고
남아 있는 시간은 더욱 눈부십니다

내 선물 중 가장 소중한 것은
단 한 번뿐인 시간바다
어떤 물고기를 잡을지 궁금한
세월의 물결 출렁입니다
-<선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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