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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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화 시집 <시간의 빛깔>

최일화 시집 / 시간의 빛깔 / 문학의전당 / 2013

'문학의전당 시인선' 162권. 최일화 시집. 시집은 4부로 구성되었다. 2부에는 최일화 시인이 70여 일 인도 동북부 산티니케탄에 머물면서 쓴 작품이 주를 이룬다. 4부에서는 가족 갈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여러 편 실려 있다. 그리고 나머지 1부, 3부의 시들은 일상생활 주변에서 느낀 것들을 비교적 쉽게 형상화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제1부 시간의 빛깔

하얀 봄
걸어 다니는 새
자장면 연애
시간의 빛깔
밀물
매미주(酒)
봄 조심
제비
천의 얼굴
시간에 대하여
폐경기
새는 살아 있다
귀갓길
라이브 가수

제2부 산티니케탄

불면
해와 달보다도 먼 곳
노래의 씨앗
난디니
영원한 만남
푸른 근육
보편적 언어
또 하나의 고독
꼬리 흔드는 재주
귀향
파이브 루피
그런가, 정말 그런가
발가락 단상
위험한 동거

제3부 노파와 유모차

노파와 유모차
하나의 길
개나리
작은형
일곱 살
눈빛
우주의 섭리
따뜻한 저녁 햇살
그때, 바로 그때
기일
친구 생각
아름다운 것들
어머니 다시 오면
산비둘기 우는 내력

제4부 함박눈을 보낸다

일몰
함박눈을 보낸다
2000년대의 삽화
눈물통
신의 작품
사생아
작은 흔적들
한 가족
가난한 가족
나도 난해시를 쓴 적 있다
성공에 대하여
지각생
머리 염색을 하고
저무는 들판에서

시인 김해자: 최일화 시인은 시간에 종속되는 피동적이고 숙명론적인 존재로 사물을 바라보는 관습적 사고에서 벗어나 있다. 시간을 가로질러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생명을 구성하는 창조적 의지를 자연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데, 그것이 능동적인 생명력을 얻는다. 나는 이 사유방식을 공간형 관찰이라고 부르고 싶다. 아니,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은 제3의 눈을 통해 바라본 통합적이고 생성적인 전복적 사유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를 옭아매는 시간이나 관념이나 규정은 정해진 시간을 먹고 살지만, 존재는 행위를 먹고 산다. “네 손발이 삿대가 되고 네 머리와 가슴이 돛대가 되어 푸른 하늘 은하수를 노 저어 가야 한다”(「시간에 대하여」)는 실천적이며 창조적인 행동, 그것이 곧 관습적 사고를 벗어난 주체적이고 전복적인 사유이며, 그것이 곧 최일화 시의 근간이다.

최일화 시인 소개 : 194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1986년 무크지 『現場文學』에 시를 발표하였으며 1991년 격월간 『文學世界』에 시 「겨울 배추밭에서」 외 4편이 申瞳集 시인의 추천을 받았다. 시집으로 『우리 사랑이 成熟하는 날까지』 『어머니』 『해질녘』 『소래갯벌공원』이 있으며, 수필집으로 『태양의 계절』 『봄은 비바람과 함께 흙먼지 날리며 온다』가 있다. 2011년 인천남동고등학교 교사(영어)를 정년퇴임하였고, 2013년 인천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최일화의 한 마디

시에 절대적 가치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부끄럽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시를 쓰고 싶다.

[시인의 에스프리]

이 시집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하게 어떤 특성을 살려 구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부엔 내가 70여 일 인도 동북부 산티니케탄에 머물면서 쓴 작품이 주를 이룬다. 모두 인도를 소재로 해서 쓴 것은 아니다. 산티니케탄이라는 지방에서 쓴 작품이기 때문에 산티니케탄이란 연작시 형태의 부제를 달았다. 그리고 4부에서는 가족 갈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여러 편 실려 있다. 가족 문제에서도 명쾌한 해답을 찾기가 어렵다는 걸 깨달으며 남북문제와 기타 여러 사회적 갈등의 실마리를 풀기가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사적인 가족 갈등이 어떻게 보편성을 띤 문학작품이 될 수 있을까 고심했다. 현대판 쟁총문학이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격앙된 목소리로 글을 마무리해놓고 막상 발표하려고 하면 가로막고 나서는 것이 있었다. 가족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비판적 글을 쓴 것은 가장 원만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복잡한 심정의 일단을 완곡하게 표현해본 것이 4부의 시편들이다. 부친의 연세가 올해 여든아홉이다. 부친도 생각하면 참 딱한 인생을 살아왔다. 왜 갈등이 없었겠는가. 마음과는 달리 얼른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또 있었을 것이다.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나무마다 제 빛깔로 물들고 있다
밤나무는 밤나무의 빛깔로
떡갈나무는 떡갈나무의 빛깔로

젊어선 나의 빛깔도 온통 푸른빛이었을까

목련꽃 같던 첫사랑도
삼십여 년 몸 담아온 일터도
온통 꽃과 매미와 누룽지만 같던 고향 마을도
모두 제 빛깔로 물들고 있다

늙는다는 건 제 빛깔로 익어가는 것
장미꽃 같던 정열도 갈 빛으로 물들고
농부는 흙의 빛깔로
시인은 시인의 빛깔로 익어가는 아침

사랑과 미움, 만남과 헤어짐
달콤한 유혹과 쓰디쓴 배반까지도
초등학교 친구들의 보리 싹 같던 사투리도
입동 무렵의 빛깔로 물들어가고 있다
―「시간의 빛깔」 전문

그리고 나머지 1부, 3부의 시들은 일상생활 주변에서 느낀 것들을 비교적 쉽게 형상화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나의 시는 무척 쉽다. 나는 쉬운 시를 쓰고 또 쉬운 시 읽기를 좋아한다. 좀 어렵다 싶으면 다시 쉽게 고치기까지 한다. 쉬우면서도 문학적 감동이 내포된 시를 쓰려고 한다. 감동과 재미가 없는 시는 언어예술로서 가치가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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