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란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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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으로 가는 길

강동수 0 892
•시인의 말

시詩와 오랫동안 지냈다.
시첩 속에서 잊혀진 것들과
지나간 흔적을 더듬으며
아프고 행복했던 시간의 이력들을
다시 정리하였다
내 허기진 사춘기부터 시적詩的 영감을 주고
내 곁에 머물던 동해바다
아직도 나는 바다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한 권의 시집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가슴에 묻어두고
시로 소통되는 세상을 꿈꾼다


 

빈집

 강동수

 
백년만의 폭설이 다녀갔다
산등성이 오래된 집에도 꼭 백년 전처럼
눈이 쌓였으리라
마지막 눈길을 치우던 어머니가 떠난 뒤
아직 창고에서 나오지 못한 눈삽 빗자루

 빈 우체통처럼 부재중인 집에도
그때처럼 눈이 쌓이고 먹이를 찾아나선 참새들만
부지런히 발자국을 남기리라
저녁마다 내 영혼의 안식을 위해
그곳에서 잠자고 일어나리라던 맹세도
방안에 놓아둔
한 권의 시집과 또 한 권의 노트도
눈 속에 갇혔으리라

그곳은 멀다
백년 동안 걸어야 할 그곳
어머니가 계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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