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시집 : '따뜻한 사랑 한 그릇 (2000. 다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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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시집 : '따뜻한 사랑 한 그릇 (2000. 다층)

이복현 0 2307
따뜻한 사랑 한 그릇  :  이복현(시인) 저 | 다층 | 2000.12.31
  * 이 책은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아 출간하였습니다. 

교보문고 소개 : 이복현시인의 시 - 자연 친화적인 바탕 위에서 우리 삶의 근원적인 슬픔과 절망을 노래하며, 그것을 기쁨과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의지를 담은 80여 편을 수록했다. / 가슴에서 풀 냄새가 나는 / 그런 사람 한 분 만나고 싶다 / 인공의 숲에서는 맡을 수 없는, 그런 향기로 / 날마다 나를 깨우는,//산새소리, 솔바람소리 같은 / 그런 친구, 그런 사람  .....


[심사평]

   
이복현의 시들은 자연친화적인 바탕 위에서 우리 삶의 근원적인 슬픔과 절망을

노래하며, 그것을 기쁨과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 김광규, 이수익, 정희성 -

    (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 선정 심사평에서--)
 
 
*미디어 서평

 
<세계일보 : 2001.3.15. 미디어 서평> 이복현 시집-[따뜻한 사랑 한 그릇 ]
   
 
풋과일 따서 접시에 올려놓은 듯 부끄러움" 이복현씨 "따뜻한 사랑 한 그릇"시집 내놔


"오랜 망설임 끝에 꼭지도 돌지 않은 풋과일을 따서 접시에 올려놓은 듯한 부끄러움이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풋풋한 감성으로 시편들을 뽑아내는 이복현(47)씨는 시집 [따뜻한 사랑 한 그릇](다층)을 펴내면서 그 감회를 수줍음으로 응축해낸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권총을 겨누고 있다 //발사, 발사 /정적을 깨는 총소리와 함께 수많은 황금의 총알들이 가슴으로, 가슴으로 날아와 박힌다/ 총알이 날아와 박힌 자리마다/ 아픔이 눈을 뜨고/ 벌레들도 깨어 있다"("그믐밤"에서)

어둠 속에서 날아드는 총알로 상징되는 생을 짓이기는 공포와 아픔. 하지만 시인은 어설픈 저항보다는 삶에 대한 농익은 관조로 대신한다. 슬픔과 절망의 해방구를 사랑에서 찾아낸 것이다. 특히 표제작 [따뜻한 사랑 한 그릇]에선 돌아갈 수는 없지만

기억 저편에 가슴 뭉클하게 자리잡은 어머니에게 시선을 돌린다.

"지금도 군불 지핀 아랫목에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 한 그릇 /홑이불에 싸여 있을까 //놋주발에 담긴, 뜨거운 /흰쌀밥 한 그릇 //칼바람이 문풍지를 울리는 겨울 밤 /늦은 귀가의 아들을 기다려 /빛나는 놋주발에 /젖은 손으로 꼭꼭 눌러 담은 /고봉 쌀밥 한 그릇" ("따뜻한 사랑 한 그릇"에서)

전지현 기자/ 세계일보 / 200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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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1.2.16. 미디어서평) 이름 모를 들풀에도' 연민의 정' -이복현 시집[따뜻한 사랑 한 그릇]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인이 쓴 시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 이름 모를 들풀에 연민의 정을 느끼고,'사람살이가 다 그렇다'고 어깨 도닥거려 줄  그런 마음을 지닌 시인의 시는 분명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늦깍이로 시단에 입문한 이복현 시인이 [따뜻한 사랑 한 그릇](다층 刊)을 세상에 내 놨다.
 오랜 망설임 끝에 풋과일 같은 시집을 펴냈지만 언어의 홍수인 시대에  또 하나의

공해는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시인, 삶에 대한 농익은 언어로 인생과 자연을 노래하며, 불신과 분쟁

보다는 사랑과 화해의 소중함을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도 군불 지핀 아랫목에/어머니의 따뜻한 사랑 한 그릇 /홑이불에 싸여 있을까/ 놋주발에 담긴 뜨거운/ 흰 쌀밥 한 그릇/ 칼바람이 문풍지를 울리는 겨울 밤/

 늦은 귀가의 아들을 기다려/빛나는 놋주발에 /젖은 손으로 꼭꼭 눌러 담은 /고봉

 쌀밥 한 그릇    - <따뜻한 사랑 한 그릇> 중에서----
 
 이복현씨는 어려운 시어나 상징성 짙은 내용을 담지 않는다. 독자는 쉽게 작품을 알 수 있고 여기에 함정이란 없다. 생명에 대한 경외감과 인간의 폭력성을 그린

'애기똥풀 하나' 또한 그렇다.

  대견하여라/절개지 붉은 상처 위에 /갓 피어난 애기똥풀 하나/홀로 바람에 떨고있는 / 작고 안쓰러운 것이/인간이 짓밟고 뭉개어 놓은 /지구의 상처부위를 /향그럽게 수놓고 있다는 이 사실!/ 놀라워라/ 실오라기 같은 그 뿌리가 /커다란 대지의 동맥에 접속되어 있어 /푸르게 맥박치면서 /불어오는 바람을 견디어 내느라/안간 힘으로 일어서는 모습.  --< 애기똥풀 하나> --

 하찮은 들풀이 힘겹게 벼랑에 매달리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시인은 찬사를 보낸다. 인간의 무차별한 자연파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끈질긴 생명력에 도전하는 애기똥풀은 희망이자 사랑이다.
 

  이복현씨는 대산문화재단의 시부문 문학인창작지원을 받았고 '바탕시'와 '빈터'

 동인으로 활동중이다.   
                                                             
                                                  경기일보 ( 2001. 2. 16.) --이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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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문고: 소개 글 (이 책은...)-이복현 시집 [따뜻한 사랑 한 그릇]

               
 이 책엔...,

자연 친화적인 바탕 위에서 우리 삶의 근원적인 슬픔과 절망을 노래하며, 그것을

기쁨과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의지를 담은 80여 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가슴에서 풀 냄새가 나는/ 그런 사람 한 분 만나고 싶다/ 인공의 숲에서는 맡을 수

없는, 그런 향기로/ 날마다 나를 깨우는,// 산새소리, 솔바람소리 같은/ 그런 친구,

그런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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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독자 서평 -- 이복현 시집 [따뜻한 사랑 한 그릇 ]
 

<독자 서평> 

  정결한 언어! 깨끗한 감성! 가슴 밑바닥을 적시는 詩香!

 아픔과 절망을 초극하고 삶을 평정으로 바라볼 눈을 갖는다는 것은 꼭 시인이

 아니라도 행복한 일이다. 삶의 목표는 결국 행복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행복에

 진정 다다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시인의 시를 읽고 그를 따라가는 일은 그래서 고요한 세계,

'신성한 숲'을 향한 오솔길을 걸어가는 것이 된다." 라고......한,

 정한용(시인, 평론가)의 서평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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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생명사랑과 화해-이복현시집[따뜻한 사랑 한 그릇]

해설: (시인,문학평론가 정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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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시인은 슬픔과 절망을 이야기하면서 늘 그 밑을 받치는 힘, 즉 삶의 근원에는 사랑과 화해가 자리잡고 있다고 믿는다. 그 만의 장기이다.

 그것은 곧 슬픔과 고통과 절망을 건너 희망을 잉태하고픈 시인의 간절 한 소망을

드러낸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세계의 화해를 통해 지상의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즉 인간과 자연과의 화해, 삶과 죽음과의 화해를 갈망하는 것이며, 이러한

화해를 통해 하나의 평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아픔과 절망을 초극하고 삶을 평정으로 바라볼 눈을 갖는다는 것은 꼭 시인이

아니라도 행복한 일이다. 삶의 목표는 결국 행복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행복에

진정 다다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시인의 시를 읽고 그를 따라가는 일은 그래서

고요한 세계, ' 신성한 숲'을 향한 오솔길을 걸어가는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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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선명하게 묘사한 이런 작품도 있다.

대견하여라

절개지 붉은 상처 위에
갓 피어난 애기똥풀 하나

홀로 바람에 떨고 있는
작고 안쓰러운 것이
인간이 짓밟고 뭉개어 놓은
지구의 상처부위를
향그럽게 수놓고 있다는 이 사실!

놀라워라

실오라기 같은 그 뿌리가
거대한 대지의 동맥에 접속되어 있어
푸르게 맥박치면서
불어오는 바람을 견디어내느라
안간힘으로 일어서는 모습!
―[애기똥풀 하나]

흙을 파헤치고 산을 깎아 내린 절개지에 애기똥풀 하나 갓 피어난 모습을 그리고 있다 . 이 애기똥풀은
그 이름처럼 흔하고 천하게 여겨지는 풀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은 애틋한 정겨움, 또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에 젖는다. 그 작고 보잘 것 없는 풀꽃과 대비되는 인간의 폭력성이란 얼마나 무자비한가.
생명의 터전을 파괴하는 인간에 비하여, 그 '상처부위를/ 향그럽게 수놓고 있는' 풀의 끈질긴 생명치유의
복원력은 얼마나 위대한가. 비록 '실오라기'처럼 가냘프지만 인간이 찢어발긴 대지의 깊은 '동맥'에 접속하여
불어오는 바람을 당당하게 견디어내는 풀인 것이다.

생명은 그 자체로 신비롭고 위대하다. 그러나 생명이 우리에게 그런 신비함을 주는 이유는 생명이 어디에서든
피어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고통과 죽음을 딛고 일어선다는데, 그러면서도 그 힘든 역정을 탓하기
보다 새로운 질서 속에서 겸손히 스스로를 감춘다는 데 있다.

 시인은 '하지만, 탄생이란/ 얼마나 경이롭고 숭고한 것인가
/ 고통과 인내 없이 얻을 수 없는/ 생명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내 안에 갇힌, 벌 한 마리])라고 노래한다.

환경이니 생태니 하는 어려운 말을 빌리지 않아도, 시인이 세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척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복현 시인의 세계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삶에 대한 따스한 연민이다.
한 작품을 더 읽어보자. 이 시집에 들어 있는 작품 중에서 가장 빼어난 것의 하나로 나는 이 작품을
꼽고 싶다.

누구에게나 차별을 두지 않고
지쳐 돌아온 삶을
편안히 받쳐주었던 자비의
한 생애도 낡아
이제는 삐걱거리는 아픔으로
관절염을 앓고 있다

세월이 깊어갈수록
이별이 가져다 준 슬픔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
의자는 가만히
입술을 깨문다
―[낡은 의자] 중에서

 이 작품은 아주 천천히 읽어야 제 맛이 난다. 긴 작품은 아니지만 거기엔 의자의 한 생애가 담겨 있다.
아마 삐걱거리는 것으로 보아 나무의자가 제격일 것 같다.

 처음엔 니스칠로 반짝반짝 광택이 났을 의자, 많은 사람들이 주인이 되어 앉았다 떠나가고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낡아갔을 의자, 미세하게 틈이 벌어지고 세월의 먼지가 틈새로 스며들면서 반짝이던 빛을
잃어버렸을 의자, 자신의 젊고 탱탱하던 힘을 스쳐지나간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씩 나눠주고 이제는 관절염을
앓고 있는 의자, 사랑이 다 떨어져 나가고 이젠 '슬픔의 무게'만 남은 의자… 그런 의자가 하나 여기 있다.
이 의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어 이제는 슬픔 외에는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가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그는 '침묵의 시간' 과 '지나온 내력'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 베품으로써 그에겐
 '무게'가 남았다.  이 슬픔은 '따뜻한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함으로 꽉
차는 걸 느낀다. 저 의자의 삶이 나보다 낫구나!

 따뜻한 연민, 이런 말이 정말 가능하리란 걸 이복현 시인의 작품을 읽으며 생각한다.
 이 시인의 세계를 구축하는 두 개의 시어는 '사랑'과 '슬픔'인데, 이건 사실 서로 다른 게 아니다. 한 몸이다.
 이 둘을 하나로 잇는 고리가 바로 따뜻한 연민이며, 시인이 세상을 해석하는 출발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시집에는 종종 어머니를 비롯한 유년에 대한 회고의 작품들도 보이고, 새를 소재로 한 자족의 시편들도
 보이는데,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어머니/ 그 체온 같은/ 사랑 한 그릇/ 지금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따뜻한 사랑 한 그릇]에서)는 과거에 대한 연민으로 슬픔을 정화시 키고자 하는 의도이다.
 "호주머니 가벼이 빈손 찌르고/ 입장료 한 푼 없는 공원길을/ 산책할 수 있으며/ 공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누릴 수 있으니/ 부자가 아니라도 행복하다"([부자가 아니라도]에서)라고 쓸 때는 타자의 연민이 자아를
동화시켰다는 의지의 역설이다.

 이 시인은 행복한 시인이다. 나도 시를 쓰지만, 내가 쓰는 시가 늘 어둡고 축축하고 고통에서 허우적대는 것과 비교하면, 이 시인은 정말 행복하다. 그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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