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의 수염 / 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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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소개

처용의 수염 / 최영화

최영화 0 1223
최영화 시집 <처용의 수염> 문학신문 작품선 143


□ 최영화 시인의 시집 『처용의 수염』(문학신문 작품선 143번 )2019년 봄에 출간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 최영화 시집 해설 /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현대적 애니미즘과 화해의 시세계 / 자연과의 화해

  최영화 시인의 이번 첫 시집의 시들은 대부분 삶의 현장을 쉬운 언어들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구태여 삶의 고통과 그 안의 갈등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시인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우리 모두는 이 불행의 시간을 일상의 현실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시인은 이 불행의 근원을 탐구하거나 이 불행이 주는 현실의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그 불행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치유와 화해를 찾아가고자 한다

욕망의 대상과의 화해

  인간과 자연을 대립적으로 설정하고 결국 그것을 파괴하고만 현대문명의 배후에는 바로 인간의 욕망이 자리잡고 있다.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못하는 영원한 결핍인 인간의 욕망은 과학문명을 발전시켜 끝없는 대리충족을 시도해 왔던 것이다. 결국 자연은 인간의 욕망의 대상이었던 셈이다. 시인은 바로 이 자연과의 화해를 통해 인간의 욕망의 파괴성을 반성하고 새로운 정신의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다음 작품은 욕망의 대상과의 화해를 말하고 있다.

원성왕릉의 무인상 서역인이라는데 적당히 길러진 수염 누가 다듬었을까

일행 중 하나였을 거야
서역인은 신라에 같이 올 때 일행 중 한 명이 수염을 깎아 주었을 거야

아니야 신라의 한 여인네였을 거야
맞아 맞아 사랑하는 여인이 깎아 주었을 거야
 
얼굴을 그려놓고
귀밑에서부터 아래턱까지
풍덩하게 밀어 달란다
그려진 그림처럼 깎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골똘히 생각하는 눈동자
시누대 대나무에 돌돌 말아
펴보면 도로 말리는
고집불통 수염
언젠간 돌아가야지
그 수염 아무리 펴도 돌아가는
평생 회족(回族)의 것이야

그 여인 돌아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다
활 들고 과녁장 사선대에 서
활시위 당겨 화살 날려 보내니
건너편 ‘관중이요’ 깃발 올라간다
날아간 화살 돌아오지 않는다
  - 「처용의 수염」 전문

  이 시는 서역인이라고 여겨지는 처용과 그녀를 사랑했을 신라 여인과의 가상의 이야기를 노래한 작품이다. 처용의 수염을 아무리 깎고 다듬어 주어도 곱슬거리는 회족의 수염이 되어 버린다는 것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좁힐 수 없는 비극적인 거리를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거리가 아니라 이 거리를 지우기 위한 기다림에 있다.

□ 추천사 / 최영화 시인 시집 <처용의 수염> 표4
 구광렬(시인, 소설가, 실천문학 주간, 울산대교수)

  최영화의 시는 익숙한 진술에 익숙한 묘사인데 왜 낯설게 다가올까. 혹시 한국의 현대시가 지나친 ‘낯설게 하기’로 너무 비틀어져있기 때문은 아닐까.
  아무튼 최영화는 천상병을 떠올리게 만든다. 진솔한 면에서 그렇다. 두 시인 공히 진솔을 위해선 언어미학까지 포기한다.
  시집의 주제는 사랑이다. 바지 훌러덩 내리는 아버지, 티켓 다방 미스 김, 죽은 남편의 핸드폰 속 여인들, 과녁을 관통하듯 궁합이 잘 맞는 처용과 향가 밖 여인 등등. 사랑 중에도 에로스인데, 묘하게도 아가페를 느끼게 만든다. 왜일까? 휴머니스트이기 때문이다. 기이르케는 사람이 사람다운 건 사람 사이에 있기 때문이라 했다. 최영화의 시편들은 사람 사이에 있고 사랑을 품고 있다. 휴머니스트 시인 최영화, 늘 그들 사이에 존재함이다.

□ 차례_
저자의 말·05
제1부 마니푸라 차크라
마니푸라 차크라.12
滿月, 不滿月,14
성부, 성자, 성신의 이름으로 나무 관세음보살.16
무자지. 18
구무벌. 19
처용의 수염. 20 
上善若水. 22
승기지님 말 틀(휴대폰).23
소리치는 아이. 24
짜빈동 전투. 26
살아있는 고래. 27
동행. 28
금강산 구룡폭포. 30
까마귀를 따르다.31
아노미 사랑. 32
심장 가진 회나무. 33
城內 구경 . 34
문천 비천녀.36
제2부  그대에게 바치는 꽃 
 김 무당의 봄. 38&nbsp;
 친구 얼굴. 39
 그대에게 바치는 꽃. 40
 봄 안개. 42
 아름다운 살구꽃.43
 심술쟁이 파도. 44&nbsp;
 소풀치기 하는 날. 45
 눈감은 순래.46
 노서 고분의 잔디. 47
 수목. 48
 누이 생각. 49
 삼베가 되기까지.50&nbsp;
 왕바람 개비.52
 함박눈.53
 고천자告天子. 54
 비눗방울.55
 행복 먹는 저녁 밥상. 56
 왓포 마사지.57
 검은 유령 블랙고스트. 58
&nbsp;제3부  무너진 소리의 중용(中庸)
 무너진 소리의 중용中庸 . 60
 흔들의자 . 61
 지워지는 이름. 62
 불사조 . 63
 몸알리를 만나서. 64 
 액땜한 하루. 65
 내 가방. 66
 1. 신라왕릉. 67
 2. 굴참나무.68
 3. 대나무. 70
 백로의 사냥, 71
 별똥별.72
 손주들과 詩 한 수, 74
 알파고.76
 장모에게 껴안기다. 78
 바람 지휘자. 80
 만리어(鰻鱺魚). 82
 하늘 산맥. 83
 소아마비 한의사. 84
 제4부  비엔나의 한국화   
 비엔나의 한국화. 86
 만물상 계곡. 87
 바가지. 88
 하늘에서 보건체조. 90
 아디오스 니뇨(Adios nino).92
 클로소이드 인생. 94
 아름다운 카롤 돌다리. 95
 프라하 천문시계. 96
 성 울프강 호수. 98
 석양의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99
 부다페스트에서 사랑. 100
 하와이 정양(靜養).
 1. 가스 불. 101
 2. 와이키키 쌍분 여왕. 102
 3. 카이 마을 호랑이. 103
 4. 의좋은 형제. 104
 5. 비행기. 105
 하늘을 날다. 106
 비행기에서 구명조끼 입다. 107
 탈 할아버지. 108
 해설(황정산. 시인. 문학평론가) 현대적 에니미즘과 화해의 시 세계. 109

□ 시인의 말
첫 시집 처용의 수염을 내면서 시와 보낸 날들 시와 대화를 하면서 세상에 첫 걸음마
하는 나에게 손을 잡아주신 많은 분 그리고 독자님께 감사드립니다

□ 최영화 시인
동국대대학원 석사 졸업. 동리목월 기념사업회 이사. 시목회 . 문학신문. 문예춘추 회원
현 ㈜한동아스콘사장. 시집 : 처용의 수염

처용의 수염, 128쪽,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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