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남열 에세이 / 비가 술처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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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남열 에세이 / 비가 술처럼 내린다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하염없이 내린다. 무슨 슬픔이 있는 사람처럼 밤새 내린다. 그러다 하루 밤 쉼 없이 내리던 장대비는 작은 비로 빗방울이 줄어들었다. 비가 오는 것이 사람 마음 같다. 사람의 변죽 같은 마음 같다. 사람의 마음이 종잡을 수 없이 변하는 것 같다. 술 먹는 것 같이 비가 술처럼 내린다. 술도 많이 먹으며 취하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한다. 적당히 먹으면 기분도 좋고 내일을 위한 활력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비가 술 먹는 사람처럼 내린디.

술을 너무 많이 먹고 그것이 반복되면 폐인이 되어 나와 주위의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며 끝내는 스스로의 몸마저 망치게 된다. 술은 두 얼굴을 가진 물질이다. 사람의 마음을 황폐하게도 만드는 역할도 하고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게도 한다. 무엇이든 과하면 ‘화’를 초래하게 하듯 술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경계를 넘어서면 얌전한 선비 같은 사람을 망나니처럼 날뛰게 만들기도 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판단적 사고를 무디게 만든다. 그래서 술을 먹고 운전하면 대형 사고를 낸다. 술도 음식이다. 좋은 음식 먹는 것은 사람의 건강을 위하듯 슬도 건강을 위한 수단이 되어 그 자체로써의 가치를 지니면 좋겠다. 비가 술 먹은 사람처럼 내린다. 그래서 세상의 사물을 휩쓸어 버리기도 하고 가뭄에 단비가 되기도 한다.
술은 하나의 상징이다. 술과 같은 여러 상징물이 인생을 살아가며 우리가 맞이하는 풍파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여러 풍파를 거치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삶을 ‘비가 술처럼 내린다.’ 를 통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저자. 김남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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