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시인 백석의 60년대 작품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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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시인 백석의 60년대 작품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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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월북시인 백석(白石.1912-95)이 1960년 북한에서 발표한 시 '천년이고 만년이고…'가 계간 '실천문학' 가을호에 공개됐다.

이동순(54) 영남대 국문과 교수가 국내 문단에 처음 공개한 이 시는 조선작가동맹이 1960년 10월 1일 조선로동당 창건 15주년 기념시집으로 발간한 '당이 부르는길로'에 실려 있는 장시이다.

"천 년이고 만 년이고 먼먼 훗날에/세상에선 옛이야기 하나 전해 가리라"로 시작되는 이 시는 "서쪽 나라 사람들도, 동쪽 나라 사람들도/천 년, 만 년 이 영웅의이야기 외워 전하며/그를 흠모하리라,/존숭하리라/그리고 이 영웅을 수령으로 받들었던 인민을/부러워하리라/축복하리라"로 이어지며 해방 직후 북한 사회에서 김일성정권의 수립과 정착에 명분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이 교수는 '실천문학'에 기고한 논문 '백석 시의 연구 쟁점과 왜곡사실 바로잡기'에서 "일부 학자들이 백석의 작품이라고 주장하지만, 1940년 7-8월 만선일보에 '한얼생'이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고독' '설의(雪衣)' '고려묘자(高麗墓子)'와만선일보 11월 21일자에 수록된 같은 필명의 '아까시아' 등 네 편의 시는 백석의 작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백석은 관념적이고 난삽한 한자 어휘는 어떤 경우에도 연결형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시라고 주장하는 '고독' 가운데 '경계(警戒)도 필요(必要)업시', '설의' 가운데 '사념(邪念)', '고려문자' 가운데 '역사(歷史)의 기치(旗幟)'등 한자어투는 백석의 시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네 작품이 백석의 시로 알려지면서 학계에 혼란이 일고 있다"면서 "한얼생이라는 필명은 좀더 규명해봐야겠지만 당시 재만(在滿) 동포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여겨지며, 백석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백석의 문학작품에 대한 해금조처가 내려지기 1년 전인 1987년 '백석시전집'(창작과비평사刊)을 발간해 국내 문단과 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장본인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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