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 담론활동 이젠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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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 담론활동 이젠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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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기고문 모아 산문집 '생명과…' 펴낸 김지하씨::) “남아시아 지진이 보여주는 생태 위기, 전쟁과 테러 그리고 신 자유주의적 세계화 등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내는 인류와 문명의 위기속에서 이제 동아시아가 전세계에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담론을 제기해야 합니다. 나는 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두 기둥을 생명과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생명·평화운동가인 시인 김지하씨(64)가 ‘인류에게 제시할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담은 산문집 ‘ 생명과 평화의 길’(문학과지성사)을 내놓으면서 4일 낮 서울 인 사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산문집은 그가 지난 2 년간 발표한 기고문과 강의록 등을 묶은 것인데, 그는 “이 책은 생명과 평화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와 구상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는 것으로 이제까지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결산”이라고 밝혔다 . 그는 ‘결산’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 책을 마지막으로 생 명·평화 운동의 이론가, 담론가의 자리에서 그만 내려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같은 마무리는 이제 생명·평화운동의 전위에 선 이론가, 담론가의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것일 뿐 생명운동·평 화운동자체를 그만두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시집 ‘유목과 은둔’을 출간하면서 언론을 통해 전해진 ‘생 명·평화운동 중지’라는 뉴스를 바로잡고 싶어했다.

“뒤돌아보니 나의 생명·평화 이론은 논리적이고 학문적 바탕위 에 축적된 것이 아니라 작가적 상상력, 시인의 상상력에 바탕을 둔 예견이었다. 이제 내 몫은 다 했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임을 솔직히 밝힌다. 그 다음 논리를 발전시키고, 실천하는 것은 후배 학자들의 몫이다. 이제 내가 밝힌 전등을 후배들에게 넘겨주겠 다. 다만 죽은 제갈공명으로 도와주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평화와 생명운동을 이끌어갈 핵심 시스템으로 탈중심적 네트워크를 내세웠다.“탈중심적 네트워크는 유럽연합( EU), 북미무역자유협정(NAFTA)과 다르다. 각각의 중심, 개체성을 인정하면서 연결되는 분권적 융합이다”며 구체적인 동력을 붉 은 악마와 촛불세대에서 찾았다. “이들은 방콕족들의 연대, 밀 실의 네트워크이다. 겉으로는 이기적 개체로 보이지만 그 내부에 는 우주적 공생의 정신이 깃들여 있다”고 설명한 뒤 4·19 세대 인 자신이 당시에 그것이 혁명인지 인식하지 못했던 것처럼 붉은 악마역시 자신들의 역사적, 문명적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 어려운 담론활동이 아니라 쉬운 시와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 한 동화를 쓰고 싶다는 시인. 그리고 민주화 운동을 하느라 돌보 지 못했던 가족과 두 아들을 돌보고 싶다는 시인, 이렇게 그는 이론가에서 시인으로 또 아버지로 돌아오고 싶어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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