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시인 다섯번째 시집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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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시인 다섯번째 시집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출간

유용선 0 2791
상처와 좌절 꿰뚫은 ‘시인의 행복’  [한겨레]


이상국(59)씨의 다섯 번째 시집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가 창비에서 나왔다.

“가끔 장부를 펴놓고 수지를 따져보는 날이면/세상이 허술한 게 고마워서 혼자 웃기도 한다/사람들은 내 시의 원가가 만만찮으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사실은 우주에서 원료를 그냥 퍼다 쓰기 때문에/팔면 파는 대로 남는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서다”(<시 파는 사람>) 시인은 자신을 ‘시 파는 사람’으로 규정하는데, 거기에 딱히 자조나 냉소의 기미가 깃들인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그는 다른 시에서는 “겨우 시나 쓰는 잡놈이 되어/쓸데없이 세상과 다투다 돌아오면/생이 막대기처럼 쓸쓸해”(<오세암으로 부치는 편지 - 매월당에게>)진다고 회한의 정조를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세상에 오길 잘했다는 이 즐거움”(<오길 잘했다>)을 구가할 정도로 그는 자신의 삶과 문학에 대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

다시 그러나, 시인의 낙천을 무뇌아적 행복지상주의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그의 긍정과 낙관은 상처와 좌절을 모르거나 무시해서가 아니라 그 상처와 좌절을 겪고, 차라리 그것을 거름 삼아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의 헌데 자리가 아플 때마다/그는 하나씩 이파리를 피웠다”(<봄나무>) “같은 별의 물을 마시며/같은 햇빛 아래 사는데/네 몸은 푸르고/상처를 내고 바라보면/나는 온몸이 꽃이다”(<물푸레나무에게 쓰는 편지>) 아픔과 상처가 잎과 꽃으로 바뀌는 이치를 시인은 꿰뚫고 있는 것이다. 인용된 시들에서도 짐작되다시피 그런 깨달음은 주로 나무와 새 같은 자연의 벗들에게서 얻곤 하지만, 그 저변에는 유년기 이후 그를 지탱해 온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모범이 든든히 자리하고 있다.

“저 물소리 따라가면/어머이가 계실까//다듬이질 소리 들리는/쪽마루에 나를 태우고/먼바다로 미신 후/아직 기다리고 계실까”(<연어>) “나는 아버지의 농사를 생각한다/그는 곡식이든 짐승이든/늘 뭔가 심고 거두며 살았는데/나는 나무 한 그루 없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아버지가 보고 싶다”(<아버지가 보고 싶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든든한 배경을 이루어주는 “그 별에서 소년으로 살았”(<어느 농사꾼의 별에서>)던 시인은 이제 어느덧 이 별과 이별을 준비해야 할 나이에 이르러 이렇게 묻는다: “이 별에서 내리면/다른 별은 없을까/(…)/이보다는 훨씬 못하더라도/내리는 사람끼리 모여 사는/별은 없을까”(<이 별에서 내리면>)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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