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오감도 분해 - 작품세계 디지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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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오감도 분해 - 작품세계 디지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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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에 탈관념 시론에 바탕한 ‘디지털 문학선언’을 발표한 바 있는 남구 오진현 시인( 시향 발행인)이 디지털 문학의 원점을 이상(李箱)의 시를 통해 조명한 책을 발간했다.

오진현 시인은 디지털 문학의 시 쓰기란 읽는 시가 아니라 보는 시를 창작해내는 것이기에 사진기술상의 용어인 ‘접사’와 ‘염사’라는 단어로 디지털문학으로서의 시 쓰기 개념을 정리한다.

있는 그대로의 사물, 즉 탈관념의 물체를 촬영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문학 개념을 창조하고 또 정리한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의 절반 이상은 이상의 시에 대한 저자의 탈관념적 독법으로 채워져 있다.

컴퓨터에 담겨 있는 정보를 디스켓에 복사하듯 시를 신체에서 복사해 낼 수 있다는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상의 오감도를 분해하고 해부하고 조립해 그의 작품세계를 디지털화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상의 시야말로 디지털리즘의 원점이라고 단언하며 디지털시대의 시는 ‘기술하지 않고 찍는다’고 주장하며 관념의 언어로 본질을 흐리지 않고 사진을 찍듯 물리적 인식의 ‘사물언어’로 진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또 마음은 본래 비어 형상이 없고, 마음으로 보고 느끼는 것들의 만상(심상)이 있게 되기 때문에 마음이 물을 보면 물이 되고, 바람을 보면 바람이 된다고 덧붙였다.

내 손에 꽃을 들고 있을 때, 마음이 화병이면 꽃이 되고, 마음이 쓰레기통이면 쓰레기가 된다는 해석도 싣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탈관념의 시는 바로 이러한 비어있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오감도’ 15편과 ‘선에 관한 각서’ 3편을 통찰하고 시를 분석했으며 ‘탈관념적 독법’을 통해 기존의 프로이드 심리학적 독법이 아닌 새로운 시론의 패러다임으로서의 ‘동학적 관법’을 소개한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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