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만하 시론집 '시의 근원을 찾아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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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하 시론집 '시의 근원을 찾아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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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물이 없는 땅에서 살아 움직이는 물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시의 힘이다."(313쪽) 원로시인 허만하(73) 씨가 시론집 '시의 근원을 찾아서'(랜덤하우스 중앙)를 냈다. 1957년 '문학예술'로 등단한 지 반세기 가까이 지나 펴낸 첫 시론집이다. 의사 출신으로 고신대 의과대 교수를 정년퇴임한 그는 첫 시집 '해조(海藻)'(1969) 이후 오랜 침묵을 깨고 3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1999)를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세 번째 시집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로 2년 전 이산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섬세한 감수성과 긴장감 넘치는 필력을 보이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시론집은 50여 년 간 시인을 지배해온 '시의 근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놓았다. 니체, 릴케, 하이데거, 메를로 퐁티, 김춘수, 김종길 등 그의 시세계에 영향을 끼친 작가나 철학자들의 사유체계를 분석한 글들이 다수 실렸다.

그는 만년의 하이데거가 시에 관심을 쏟은 것에 주목하면서 "그는 시를 쓰지 않은 시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인은 자기의 말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존재가 걸어오는 말을 듣고 그것을 다시 지상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하여 세계를 환하게 밝히는 것"이라는 하이데거의 시론을 전한다.

이어 "시인은 세계의 밤에 잠들지 않고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 지상을 밝히는 달"이라거나 "목수는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무 안에 숨어 있는 모습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상 25쪽) 등 시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소개한다.

이같은 시론들은 "소리와 의미 사이의 망설임"이라고 했던 폴 발레리의 시론으로 이어진다. 그것은 시인이 정의했던 "물이 없는 땅에서 살아 움직이는 물길을 만들어 내는 것"과도 통한다.

'텍스트의 풍경' '시원을 향한 언어의 향수' '시적 언어와 운율의 계보' '존재의 용담꽃' '하이데거의 길에 대하여' '김춘수의 실존' '사물의 언어와 시의 언어' 등으로 이어지는 허씨의 시론은 시에 대한 사유를 짧게 압축해놓은 '시에 관한 단상'이라는 글로 마무리된다.

그는 이 글에서 "시는 바깥에서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안에서 우러나는 것도 아니다. 바깥과 안이 하나가 되는 계면(界面)에 풀잎에 맺히는 여름 아침 이슬처럼 태어나는 것"(317쪽)이라고 50년 시력(詩歷)의 시론을 정리했다. 318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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