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기 시인 일곱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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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기 시인 일곱번째 시집

송명 0 2004
    "허무의 검푸른 늪에서 바닥을 차고/빠르게 솟구치는 은빛의 새"로 시작되는 묵시록적 분위기의 표제작을 비롯해 "불덩이 같은 해가 저 너머로 비스듬히 기욺에 따라 힘차게 서늘한 그 그늘을 늘려 밀고 걸어오고"라고 표현한 '산 그늘' 등  일흔한살 노시인의 관조적 삶이 시집 전체에 투영돼 있다.
    노시인은 '집'이라는 시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한 채/자기의 그것을  갖는다는 것은/참으로 어려운 일이다"면서도 "축구공처럼 튀어오르는 지구./점점 작아지다가 시야에서 사라진다./집. 은하를 향해 날아가고 있을리라"며 지상의 삶에  대한 집착을 털어버린다.
    '내게 살고 남은 재산이 있다면'이라는 시에서는 "전에 한 번 지나는 길에 들러 본/뒤로는 산이 병풍 같고/앞으로는 호수가 바라보이는/그 마을에 이삼백  평  땅을 마련하리라"고 염원한 뒤 "집은 포근한 목조로 스물대여섯 평"짜리를 짓고 싶지만 "세상 사느라고 다 소진시켜 버리고/내겐 도무지 그것이 없다"며 곤궁한 삶을 자탄한다.
    이어 "아, 내가 세상을 살고 남은 재산이 조금도 없으므로/내가 세상을  떠나지 못하니/내가 가서 살 수 없는 자연(自然) 미안해 어찌할꼬?"라며 이승의 삶을  마치고 돌아갈 자연마저 잃은 '빈자의 슬픔'을 드러내 보인다.
    최근 암진단을 받은 홍 시인은 "앞으로 적어도 한 권의 시집은 더 지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고 서문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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