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시낭송시집>출간-낭송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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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월 0 3429
∵◈&lt;참꽃시낭송시집&gt;출간-낭송시 보기∵

◇하나의 행사를 하기 위해서는,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서는
미리 연락을 취하고 작품을 제출해 주셔야 행사준비에 고충이 덜합니다.
이는 모두가 함께 문학적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행위입니다.
작품이 너무 늦게, 그것도 워드작업까지 되지 않아
행사전날 인쇄소에 편집완료해 넘기느라 24시간 이상
잠 한숨 못자고 몇 사람이 매달려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렇다고 작품을 빠뜨리지는 못하니까요◇

◇◇올해 &lt;참꽃시낭송회&gt;행사부터는 100원에 상당하는 사운드를구입했습니다.
고성능 마이크, 앰프 데스커,대형 쌍스피커, 5CD플래이어 등
누구나 야외시낭송하는데 있어서 고성능 음향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꽃시낭송/작품모음]□□□□□□□□□□□□□□□□□□

■[2003년「비슬산 참꽃축제」&#039;참꽃시낭송회&#039;]■

□날짜 / 2003년 4월 13일(일요일)
□장소 / 비슬산 자연휴양림·솔숲 연못동산
□주관 / 달성군
□주최 / 대구시인학교·사림시사회
□후원 / 좋은 사람들의 모임「2000년대 시인회의」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MBC문화센터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낭만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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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참꽃축제」ㅡ&#039;빛나는 현대시와 함께&#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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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참꽃제 &lt;참꽃시낭송회&gt;에 부쳐

 시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시는 작게는 개인정서를 담아내면서 크게는 우리 인간의 삶 전체를 껴안아 주는 역동적 힘을 발휘한다.
「참꽃시낭송회」가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이는 꽃구경만 하고 지나칠게 아니라 참꽃시와 함께 그것이 우리의 정신 깊이에 오래 머무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즉 꽃의 탄생의 기쁨을 모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축제인 것이다.
 대구시인학교는 현대시창작 전문강좌로 정평이 나있는 현대시창작 전문사숙으로서, 대구시단 뿐만 아니라 한국시단을 강타해온 명실공히 시인등단 관문의 요람이다.
 달성군 출신 시인인 서지월시인과 함께「비슬산 참꽃제」의 드높은 기상과 자연과 시를 사랑하는 취지에서 이 행사를 빛내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메말라가는 도심화풍토 속에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시를 가까이 하는 마음이 참꽃처럼 한데 어울려 몇 천년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뜻에서 지속적으로 행해져 갈 것이다. 농부가 열심히 좋은 과수열매 짓는 농사에 온 심혈을 기울이듯 이렇게 맡은 바 일에 충실한 삶을 살아갈 때 인간생활도 빛나며 지역발전도 저절로 도모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군민여러분들의 풍요로운 삶이 늘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보면서, 더욱 문학예술과 함께 하는 삶에 귀기울여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03년 4월 13일

대구시인학교 사림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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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비슬산참꽃축제 &#039;참꽃시낭송회&#039;]

&lt;달성군 출신 서지월시인 소개&gt;

 서지월시인은 달성군이 낳은 민족서정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향토의 중견시인이다.「우리시대 마지막 서정시인」이라는 평가와 함께 토속정서를 잘 살려낸 한국시단의 전통서정의 독보적인 시세계를 구축해 왔다.
 1955년 음 5월 5일, 단오날에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 371번지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줄곧 고향인 달성군을 떠나지 않고 가창면 대일리에서 살고 있으며, 왕성한 창작활동과 함께 프로네셔널한 전업시인으로 오로지 시쓰기와 제자양성에 온 힘을 쏟아오고 있는 것도 20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서지월시인은 주관이 뚜렷하며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지사정신으로 일관된 문학적 인생을 걸어옴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어왔다. 지금은 잃어버린 오천년 역사의 땅인 만주대장정도 한국시인으로서는 첫 개척자로서 네 번이나 감행해 오며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었다.
 1995년에는 중앙일보사가 선정한「한국을 움직이는 인물들」에 수록되었으며, 1998년에는 조선일보사가 선정한「국내 주요인사 인물정보 BD」에도 선정되었으며, 불교T.V방송국 편찬「불교인명대사전」에도 수록되었다.
 1999년에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전업작가 정부특별 문예창작지원금 일천만원 수혜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상경력으로는「전국교원학예술상」문예부문 대상에 당선(&#039;1985)되어 문교부장관상을 수상(&#039;1985)했는가 하면, 시전문지「심상」신인상(&#039;1985)과「한국문학」신인작품상(&#039;1986)에 각각 시가 당선되어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으며,「아동문예」신인문학상 수상(&#039;1986)으로 아동문학가로 활동하는 한편 대구시인협회상 수상(&#039;1993), 제1회 한하운문학상 본상 수상(&#039;1998), 정문문학상 수상(&#039;2000), 중국 &#039;장백산문학상&#039;(2002)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시집으로는『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039;1998 나남),『강물과 빨랫줄』(&#039;1989 문학사상사),『가난한 꽃』(&#039;1993 전망),『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039;1994 시와시학사),『팔조령에서의 별보기』(&#039;1996 중문) 『백도라지꽃의 노래』(중국 료녕민족출판사)등이 있다.
 현재, 현대시창작 전문강좌「대구시인학교」및 수성동아문화센터, MBC문화센터 지도시인, 그리고 대구대학교 평생교육원 및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연락처 / (053)767-7421
*주 소 /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 78번지,「두문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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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비슬산 참꽃축제 &#039;참꽃시낭송회&#039;]

 +참꽃시낭송+

ㅁ프로그램 진행ㅁ

 *이 행사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진행됨.

&lt;목 차&gt;

 *사회 / 전문호(대구시인학교 총무부장)

 ㅁ비슬산 참꽃제「참꽃시낭송회」에 부쳐·4
 ㅁ달성군 출신 서지월시인 소개·5

 ㅁ&#039;2000「비슬산 참꽃제·참꽃시낭송회」개막
 *개막선언 / 이근창(대구시인학교 회장)
&nbsp;&nbsp;ㅡ"지금부터 2003년「참꽃시낭송회」를 시작하겠습니다!"
&nbsp;&nbsp;ㅡ타징/황명강(대구시인학교 사림시사회 회장)
 *개막 인사 / 이근창(대구시인학교 회장)
 *개막 인사 / 황명강(대구시인학교 사림시사회 회장)
 *개막 인사 / 최해춘(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 &#039;목마시&#039; 회장)

[참꽃제 /참꽃시 낭독]
 ㅁ서시&lt;비슬산 참꽃&gt; 서지월·8
 ㅁ축시&lt;비슬산 참꽃&gt; 권화송·9
 ㅁ축시&lt;참꽃 축제&gt; 한정자·10
 ㅁ2001년「참꽃시낭송대상」수상자 시낭독
&nbsp;&nbsp;ㅡ시&lt;바람 앞에서&gt; 김삼경·11

[참꽃제·초대시인 시낭송]
 시&lt;인연&gt; 김세웅·12
 시&lt;기대&gt; 홍승우·13
 시&lt;봄날&gt; 공영구·14
 시&lt;꽃술내기&gt; 이 경·15

[참꽃제·사림시시인 시낭송]
 시&lt;이팝나무&gt; 신구자·16
 시&lt;아버지의 사과나무&gt; 김은결·17
 시&lt;봄날&gt; 정이랑·18
 시&lt;봄날&gt; 우이정·19
 시&lt;뒷산을 오르며&gt; 임 해·20
 시&lt;산으로 가는 길&gt; 김안려·21
 시&lt;아지랑이&gt; 정경진·22
 시&lt;참꽃 길을 걷는다&gt; 정서리·23
 시&lt;逆光&gt; 서 담·24
 시&lt;섬진강에서&gt; 이근창·25
 시&lt;봄꽃&gt; 서화경·26
 시&lt;봄날&gt; 엄리대수·27
 시&lt;수상쩍은 봄날&gt; 정하해·28

[참꽃제·사림시동인 시낭송]
 시&lt;철쭉&gt; 조만조·29
 시&lt;분갈이&gt; 우종구·30
 시&lt;내 나무&gt; 원석준·31
 시&lt;산까치&gt; 정경록·32
 시&lt;휴가&gt; 황명강·33
 시&lt;느티나무 한 그루 있었네&gt; 양문헌·34
 시&lt;하현달&gt; 윤미전·35
 시&lt;잎사귀들의 다툼&gt; 전문호·36
 시&lt;山頂의 노래&gt; 김세호·37
 시&lt;벚꽃나무의 노래&gt; 강가애·38
 시&lt;목련나무에 기대어&gt; 이주렴·39
 시&lt;참꽃의 일상&gt; 김진철·40
 시&lt;무덤&gt; 남익지·41

[참꽃제·MBC문화센터회원 시낭송]
 시&lt;봄은 내 가슴 속에서 울고 있다&gt; 박옥숙·42
 시&lt;산마을&gt; 김설란·43
 시&lt;봄비&gt; 윤수진·44
 시&lt;달팽이&gt; 전영혜·45
 시&lt;먼길&gt; 김성구·46

[참꽃제·목마시동인 시낭송]
 시&lt;하산&gt; 최귀희·47
 시&lt;유채꽃 피는 언덕&gt; 최해춘·48
 시&lt;보리싹&gt; 오세미·49
 시&lt;月蝕&gt; 임수련·50
 시&lt;무말랭이&gt; 이여명·51
 시&lt;옷&gt; 이경미·52
 시&lt;물&gt; 김금란·53
 시&lt;꽃&gt; 김 파·54
 시&lt;참꽃이 필 때면&gt; 최상식·55
 시&lt;길 위에서&gt; 具天涯·56
 시&lt;누가 내건 것일까&gt; 장목단·57
 시&lt;꽃 피는 것&gt; 장미화·58
 시&lt;참꽃 사랑&gt; 정남향·59
 시&lt;봄비&gt; 장정희·60
 시&lt;새알&gt; 이상명·61

[참꽃제·참여독자 시낭송]
 ㅡ참가자 신청 받음
 (시낭송 지원자는 본부석으로 신청 바람)

ㅁ맺음말
 김세호(대구시인학교 부회장)
 정경진(대구시인학교 총무부장)
 윤수진(MBC문화센터 문예창작강좌 총무부장)
 황명강(대구시인학교 사림시사회 회장)
 오세미(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 &#039;목마시&#039; 총무부장)

ㅁ뒷풀이- - - - - - - - - - - - - - - - - - - - - - - - - -

 *1.현풍가서 &lt;원조현풍할매곰탕&gt; 먹을 예정.
 *2.대구와서 가요방 갈 예정.


 # 대구시인학교 회장 이근창 황명강
 #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 &lt;목마시&gt;회장 최해춘
 # MBC문화센터 문예창작강좌 회장 박옥숙

[운영위원]- - - - - - - - - - - - - - - - - - - - - - - - -

 이근창 정경진 황명강 김세호 윤미전 전문호 강가애 이주렴
 양문헌 박옥숙 윤수진 최해춘 오세미 임수련 김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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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꽃시낭송/작품모음]+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서시」▒

&lt;서시&gt;

비슬산 참꽃

서 지 월

비슬산 참꽃 속에는 조그만
초가집 한 채 들어있어
툇마루 다듬잇돌 다듬이 소리
쿵쿵쿵쿵 가슴 두들겨 옵니다

기름진 땅 착한 百姓
무슨 잘못 있어서 얼굴 붉히고
큰일난 듯 큰일난 듯 발병이 나
버선발 딛고 아리랑고개 넘어왔나요

꽃이야 오천년을 흘러 피었겠지만
한 떨기 꽃속에 초가집 한 채씩
이태백 달 밝은 밤 지어내어서
대낮이면 들려오는 다듬이 소리,

어머니 누나들 그런 날의 山川草木
얄리얄리 얄랴셩 얄랴리 얄라,
쿵쿵쿵쿵 물방아 돌리며 달을 보고
흰 적삼에 한껏 붉은 참꽃물 들었었지요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축시」▒

&lt;축시&gt;

비슬산 참꽃

권 화 송

그 옛날 달구벌
감아도는 병풍처럼 이름도 아름다운
비슬산 기슭
비파줄에 노래 실어 말 달리며
신술 궁술 익혀 뭉치던 붉은 마을을
철따라 철쭉꽃으로 피어

우리 할머니들 부황들려 간신히 넘으시고
소쩍새 소쩍다 소쩍다 피 토하던 고갯길
피멍울 마다 맺흰 꽃봉우리 꽃봉우리
오늘은 마음 넉넉히 날빛도 훤히 밝고
징 장구 북소리 어우러지는데
천년묵은 하늘의 마지막 어둠이
우리 앞길 가로막던 날
화랭이들 혼불 일어나
들끓던 아우성 총부리 마저 넘어뜨리고
메아리는 땅속깊이 잠들었다가
아! 사월이면
붉은 꽃잎으로 피어 되살아 오는가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축시」▒

&lt;축시&gt;

참꽃 축제

한 정 자

앞섶이 유난히 벌렁대는
바람찬 꽃자리
아르르 쏟아지는 가지마다
실핏줄을 터트린다

촘촘히 찍고 간 색색의 물감들이
흰구름 손짓하며 부를 때
산은 모두 일어서서
한반탕 잔치를 벌인다

긴 노랫가락 능선을 타고 휘돌아 나오면
참을 수 없는 열정의 숲
그 진한 꽃냄새 끌어안고
너훌너훌 산등성이에 기대어
몸 비틀고 있다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대상 수상시」▒

&lt;대상 수상작품&gt;

바람 앞에서

김 삼 경

있는 듯이 없는 듯이
너는 찾아 오는구나
때로는 쇠북소리로
때로는 풀피리소리로
나뭇잎이 몸부비며
살아있다고 소리치지만
꽃잎이 낱낱이 공중 돌며 곡예할 때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바늘이 흔들린다
송화가루 뿜어올리는
유혹의 손길 따라
뒤따라온 발자욱 흩어질 때
끝간데 없는 지평선 너머
또 다른 나팔소리 앞세워
너는 찾아 오는구나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초대시인 시」▒

&lt;초대시인 시&gt;

인연

ㅡ금호강에서

김 세 웅

어린 날 강물에 던진 돌들
지금 어디에도 없으나, 어느 강 바닥에
곰곰이 잠겨있을 겁니다
돌들은 느낌표의 비상으로 기억 속에 있습니다
앳된 모습 그대로
돌들은 강 바닥 어디선가 허리 구부려
세월 닮은 물살에 목물 계속 하겠지요
내가 허리 굽혀 삶의 뙤약에
등을 태워온 것과 같은 모습으로 말입니다
어른 되고 내가 점점 둥글어지듯
돌들도 어디선가 둥글어지겠지요

누가 알겠습니까, 이렇게 천 년쯤 열심히 살다보면
생을 거듭한 내가 드디어
다시 태어날 수고로움 버리고
돌멩이 닮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 때 쯤이면 아마
목물 마치고 허리 펴게된 돌과
한 핏줄로 나란히 꿰어질지
누가 알겠습니까



&lt;초대시인 시&gt;

기대

홍 승 우

나는 여기 있고 너는 멀리 있다.
나의 눈에는 너의 마음만이 보인다.
내가 기다린 젖빛의 엽서에도
봄이 풀어내고 있는 온기로
짜릿한 설레임이 수 놓여 있을까?



&lt;초대시인 시&gt;

봄날

공 영 구

하늘의 눈망울 너무 맑아
괜히 가슴 설레는 봄날

혼자라도 좋아
마냥 찾아가
철쭉꽃 활짝 핀 계곡
발 담그고
까칠한 얼굴 비춰보니
맑은 물에 흐르는
작은 욕심알갱이들
내 얼굴 간지르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갯버들 피리소리,
망울지는 꽃그늘 아래
나를 깜빡 잠들게 한다



&lt;초대시인 시&gt;

꽃술내기

이 경

진달래가 피면 오세요
너무 늦지는 않게

꽃숨 속에서 제일 붉은 꽃술을
하나만 따세요

두 손으로 맞잡고 팽팽하게 당겨요
환희의 연한 날심이 끊어지지 않도록

그대가 가로로 당기면
나는 세로로 그 위에
더 진한 비애의 씨줄을 포개지요

아주 부드럽게 밀어요
누가 밀었는지 모르게

내 꽃술이 끊어지면
그대가 술을 사고
그대 꽃술이 끊어지면
내가 술을 사지요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사림시시인 시」▒

&lt;사림시시인 시&gt;

이팝나무

신 구 자

큰머슴 밥그릇같이
흰 쌀밥 고봉으로 퍼 담은 채
느긋이 서 있는 이팝나무 보면
버려진 빈 둔덕과 제멋대로 생겨난
돼지감자처럼 주렁주렁 일곱남매 매달고
노랗게 외꽃 피우던 붙들이네 생각난다

널부러진 굴뚝으로 빈 연기만 피워 올리던
삼줄처럼 질긴 긴긴 삼동 지나
살금살금 기지개 켜는 따사로운 봄볕
누렇게 부황든 식솔들 밖으로 불러내어
쑥잎들 서로 등 기댄 채 보리고개 넘더니

민들레 홀씨처럼 동서남북 날아가
어디에 심어졌을까
지천명의 허리 훨씬 꺾었을 붙들이
꿈속의 이팝
지금은 고봉으로 먹고 있을까



&lt;사림시시인 시&gt;

아버지의 사과나무

김 은 결

끝내 나비는
사과나무가지에 앉지 못하고 날아가 버린다
해마다 붉은 열매
가지 끝까지 매달았던 사과나무
지난 해 강이 범람하면서부터 중심을 잃었다
들이치는 물줄기, 휩쓸려 떠내려가는 이웃의
한 척 뗏목마저 되지 못한 헛것의 몸
한줌 흙에 발목 묶여
오물쓰레기 뒤집어쓰고 두 팔 들고 섰다

마음도 여러 겹 해 이울면
빛깔 또한 희미해져 겉잎 지우는 것일까
과수원을 돌아 나온 윗마을 사람들
새길 난 방천을 따라 미끄러져 가고
눈감고 무심하던 돌멩이 하나
울먹이고 있다

흰 꽃망울 드문드문 弔燈처럼 내어 건
휘어진 아버지의 등뼈 내리칠 수 없다



&lt;사림시시인 시&gt;

봄날

정 이 랑

구름의 어깨자락에 숨어 떠돌던 햇살,
미끄럼틀 타고 기왓장에 앉았다
빨랫줄에 널린 눅눅한 이불 흔들어대며
바람은 장독대에서도 언뜻 달그락 달그락

삽질하는 아버지 텃밭을 몰래 지나
돌담가에 붙어 서서
진달래꽃 불지른 먼 산 바라보며
입술이 붉었던 한 소년을 불러 본다

마른 풀섶 들길따라 걸어오는 종달새 울음
꽃그늘 속에 서린 배고픈 영혼 깨워놓고
산모퉁이 양지짝 돌아서 어디로 가나

장지문 열고 햇살 이마에 두른 어머니
장대처럼 솟은 하늘 향해 손짓을 하고
온종일 목젖이 타던 하루
그런 고요한 날이 있었다



&lt;사림시시인 시&gt;

봄날

우 이 정

어머니 묻고 오던 날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혼자 남은 슬픔이
파르르 작은 잎새처럼 떨립니다
난 어떻게 살라고
저 사운대는 아지랑이에게
물어 보았지만 살랑살랑 손 흔들며 달아나고
목련도 붕대를 풀며 아프다고만 합니다
봄이 주는 건 정말 무엇일까요
잎새가 푸른 하늘 꿈꾸듯 나의 가슴에도
과연 빛의 천사는 안겨들까요
진달래, 제비꽃, 별이 된 개나리
모두 제 마음 어느 한 곳도 빠짐없이 찾아들어
주책스런 눈물과 함께 밤을 지새워요
어머니 무덤에는 어느덧 할미꽃이
하늘보기를 거부한 듯 고개 숙여 피었어요



&lt;사림시시인 시&gt;

뒷산을 오르며

임 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묵은 세월 가닥가닥 꼬여있는
꼴망태 짊어지고
뒷산 양지바른 산을 오른다

풀어진 산등성이
늙은 아버지 거친 숨소리 타고 올라와서는
겹겹 시름안은 잣 몇송아리
윤이나는 지갯대로 후리쳐 본다

쑤군덕거리는 쑥밭 불질러 놓고
터진 부채살 같은
어머니 손바닥 가늘은 길 따라
먼산 뻐꾸기
가지마다 수 많은 죄 풀어 놓고
지금은 어디로 옮겨갔는가



&lt;사림시시인 시&gt;

산으로 가는 길

김 안 려

산이 제 숨통 열어 내어준 숲의 길에서
그 숨소리 밟으며 따라 올라간다
발바닥에 묻어온 온갖 구린내와 찌꺼기들도
푸른 숲의 기운 받아 볼려고 아우성이다
귀 안 가득 쏟아져 들어오는
찌르레기, 매미, 작은 새들의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가벼운 노래 소리
직립의 힘으로 즐거이 걸어 올라갔던 길
이제는 흐르는 목관악기 속 편히 누운 채
어이 어이 출렁이는 노래 가락에 실려가네
무성한 숲 헤치며 하늘 향해 찌를 듯 솟아 있는
나무의 나이 세며 올라갔던 길
떨어진 가랑잎처럼 편하게 누워서 가네
둥글게 구부러진 나이테 세어보며
산으로 가는 길, 푸른 이 길을 가네



&lt;사림시시인 시&gt;

아지랑이

정 경 진

흐느적 뒤틀리는 모퉁이 위로
불그락 푸르락 거리는 아지랑이
목에 풀칠하고
양 손바닥 거세게 문질러
얼굴에 대어 본다
은쟁반 위로 굴러다니는
옥구슬 소리 들린다
문틈 사이로 출렁이는 눈빛
물 항아리처럼 머리에 이고
한 발자국 조차 때어놓기 힘들어
마냥 그모양으로 서 있다.



&lt;사림시시인 시&gt;

참꽃 길을 걷는다

정 서 리

피 뻑뻑이 풀어놓은 강 걷는다
산골처녀 처녀막 터져
너울너울 출렁이고 있는 것일까
붉은강물엔 고기가 살 수 있을까
내 열아홉 살 때 배 타고
노젓기 시작했고
펄펄 끓던 붉은 피들
이젠
질척질척 말라져 가고 있다

강물이 마르듯
저 붉은 꽃!
출렁이게 할 수 없을까
노을이 완성될 때 까지
쉬지 않고 노 저어 가리라



&lt;사림시시인 시&gt;

逆光

- 숲이 태양의 빛을 만든다 -

서 담

神은 언제나
비스듬한 햇살의 숲에서
잎의 갈비뼈로
윤기 나는 마음의 얼레빗을 만든다.



&lt;사림시시인 시&gt;

섬진강에서

이 근 창

나비처럼 날고 싶던 날 봄바람 난 기차
허리띠 잡고 따라 나섰지요
南行列車는 황사바람 부는 들판을 달려
섬진강에 나를 데려다 주었지요

겨울잠 툭툭 털고 긴 기지개로 일어서는
지리산 자락, 별들 영혼같은 흰 나비들
불러모아 섬진강은 큰 잔치를 열었지요
목욕하러 내려온 새벽별들 소매 잡고
출렁출렁 강물은 날마다 보챈 모양이지요
동짓달 함박눈으로 몰려온 나비들 매화나무밭
가지가지에 벌떼처럼 달라붙어 환하게
봄 하늘 흔들어댔지요
나비의 어느 것들은 나무에서 뛰어내려
바람의 손 잡고 공중을 헤엄쳐 다니며
햇살어깨 올라타고 춤추기도 하다가
땅에 엎드려 흙의 가슴에 안기기도 했지요

산그늘 그물그물 내려올 즈음 닿을 수 없는
마음 접어 허공에 띄워 보내고 나비처럼
훨훨 날아 섬진강이 펼쳐놓은 落照 속으로
우리들은 소리없이 흩어졌지요



&lt;사림시시인 시&gt;

봄꽃

서 화 경

산비탈 돌담 위에도
봄은 왔는가 보다
등 비비고 누운 돌무덤
향기없는 꽃이 피었다

세월이 지나간 자리마다
부스럼처럼 일어나는 상처
피 한 방울 나지 않는
메마른 살에 뿌리 내려

거기
무덤을 만든다

무심히 지나치는 발뿌리
채이고 밟혀도
그는 호흡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사막에 오아시스가
나타나주길 기다리듯
산비둘기 쓸고 간
하늘빛 같은 우주의 생명수를



&lt;사림시시인 시&gt;

봄 날

엄리대수

사람들은 동그라미 하나씩 빚으면서 살고 있다
둥근 식탁과 저 붉은 무덤이 맞닿아
가둔 만큼의 바람과 햇살을 향유한다는 것을
장지에서 보았다

안개 속에 수많은 소리들이 웅성대고 있다
세상끝 어슴프레 내려다 보이는 길섶
허연 소금꽃 같은 아버지 비틀거리며 걸어가신다
땅 밀쳐내던 마지막 잎새의 젖은 눈과 마주친다
키 낮아진 빈 등짐 내려놓고
돌아가 쉴 곳 두리번 거린다

바스락 소리 낼 것 같은 굽어진 허리
햇살은 더 큰 햇살 속으로 숨어 버리고
움켜쥐어 봐도 바람만 가득
담긴 손이 힘없이 떨린다
굽어 보이지 않던 날들이 일제히 고개 디민다
생과 사의 문지방 너머
개나리꽃 노랗게 웃고 있다



&lt;사림시시인 시&gt;

수상쩍은 봄날

정 하 해

철쭉꽃 끝에서
반쯤 뜯어진 하루가 버려져있다

내장 깊숙히 햇살에 찔렸는지
꽃망울들 속을 모두 까발리고
옹골차게 한 번 웃음이 터지면
사람들도 저런 모습이 되는 걸까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눈물에서
꽃들은 제속에 켜켜히 하늘을 쌓고있다
붉은 혓바닥으로 나를 농락한들
너를 고발 할 수는 더더욱 없으리라
주말마다 전염병처럼 퍼지는
지독한 몸살 아마,
잘못 쏘인 봄날 때문이었나

꽃의 이름 빌려 잠시 돌아본 것 뿐인데
나는 왜 피다말고 멈추어야 하나
이렇게 붙잡을 시간조차 없는그대를
덧나는 생채기 어디쯤 심어야 하는지
몸속 환란을 부벼끌 수 없는 지금은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사림시 동인시」▒

&lt;사림시 동인시&gt;

철쭉

조 만 조

세상 간지러움 다들 모인 걸까
몸 푸는 고통으로 참았던 웃음
양수처럼 왈칵 한꺼번에 터뜨리며
온산 가득 번진 웃음소리

신열의 산허리 뒤척일 때마다
울컥울컥 게워내는 선혈의 비린 내
피돌기로 내뻗은 수많은 길 두고 하필이면
유배지 같은 이곳인가
곧추선 하늘의 층계 살짝 딛고 내린
농염한 어느 여인의 뜨거운 넋 아닐까

나는 웃음이 싫고 두렵다
혼자 말을 저녁처럼 황홀 뒤 밀려들
어둠이 싫고
어둠보다 무거운 적막이 두렵다



&lt;사림시 동인시&gt;

분갈이

우 종 구

팽개치듯 저만치 버려 둔 군자란
제풀에 잦아들어 곱던 손길 허물고
축 늘어진 팔 이리저리 뒤적이며
저 홀로의 일생 더듬거린다

훌쩍 짝지어 떠나보낸 막내의 빈자리
업둥이로 들어와 심심찮게 여섯 해
가볍지 않은 크기로 살붙이 되었지
시간은 쫓기듯 더딘 발걸음 바람 꿰어
희끗희끗 눈밭 어귀에 멈춰 섰다

불쑥 솟아오르던 핏기 서린 대궁과
땀방울 뚝뚝 더위 쫓던 부채살 잎사귀
열정으로 피어나던 오렌지색 꽃잎 여섯 얼굴
그건 깊은 곳 몸 숨기고 뿌리에게 이어준
흙과 바람과 정이었다

저린 숨 몰아 쉬며 주춤거리는 시든 잎사귀
봄볕에 안겨 기지개 켠다
분갈이 할 때인가 보다



&lt;사림시 동인시&gt;

내 나무

원 석 준

어제는 산길을 걸었다
산언덕에 봄이 묻어 나왔다
나무들의 박힌 상흔 뽑혀 나가고

등성이의 잎들
몸에 걸친 낡은 헛것 벗어버리고
내 나무는 숲에서 떠나
벼랑 끝에 뿌리 내려 어둠을 먹으면서
가지는 밤마다 울고 있었다

몸의 구석구석 새순 돋아나고
산을 오르는 내 나무의
잔설무늬는 파도처럼 울렁거렸다



&lt;사림시 동인시&gt;

산까치

정 경 록

어머니 어머니
산까치가 왔어요
나의 벗 되어주려고
인적없는 고산골에
산까치가 왔어요

산까치는 나의 심정이라도 아는 듯
우는 소리인지 웃는 소리인지
반갑고도 슬픈 저 깊은 골 메아리

내 고향 고산골 어머니 산소
산까치야 산까치야
내년 춘삼월 우리 또
만자자꾸나

너는 나의 영원한
고산골 친구 되어 주려무나



&lt;사림시 동인시&gt;

휴가

황 명 강

실눈 치켜 뜬 기와지붕 은밀히 만나던 하늘과
눈 따악 마주쳤다
너 참 오랜만이네
내어미는 그의 손 흔들어보기도 하고
발바닥 뜨끔뜨끔 찔러대는 한 평 짜리 텃밭
부산스러운 소리
잠시 쪼그려 앉아 귀 기울이기도 했다
아아 벌써 삼월
씨앗들 설풋 땅위에 내려앉는 중이었구나

어제는 방바닥에 누워
벽돌처럼 쌓이는 생각들과 땀 흘리며 싸웠다
누군가 휴지처럼 쉽게 흘리고 간 이야기
괜스레 저울질하며 땀꽤나 흘렸다
할 말 고스란히 내뱉으며 아궁이째 타오르던
보릿짚 마디처럼
훨훨 무너지고 싶었는데

해가 기우는데 마음은 더욱 환해져 온다
귀에 익은 발자욱들
내일이면 돌아가야겠지 팽팽하게 줄 당기는
소음과 질퍽이는 사람들 속으로
그곳에서 내 긴 휴가는 시작될 것이다



&lt;사림시 동인시&gt;

느티나무 한 그루 있었네

양 문 헌

가물가물 헐티재 저녁달
논두렁 굴러 산동네 겨드랑이 후벼오면
홀로 점괘를 읊조리는 무당처럼
바람이 전하는 말에 귀 기울이며 중얼거린다

언젠가 사루비아 같은 더위와 힘겨루던 날
반바지 가랑이로 누군가 밟고
미끄러져간 길
축 늘어진 것의 끝은 어디인가
둥지찾아 기웃거리는 이슬들
천근의 바위를 짊어지고 살아왔을까
삭아서 굽은 어깨와
쟁기 닮은 음푹 휘어진 몸뚱이가
뒷골목 담벼락 고요보다 훨씬
으스스하게 떨려온다

달팽이 꼴로 목 움츠리고
그림자 들어설만한 긴 다리와
상머슴 몸통만큼 굵은 팔뚝 휘저으며
살아온 작부같이 추근거려도
잉크처럼 배어드는 어둠 곁에서
허어연 새치만 피어나고 있을 뿐 이젠
식은 달빛마저도 머물지 않는다



&lt;사림시 동인시&gt;

하현달

윤 미 전

재잘거리던 어린 별들도
고요히 돌아누워 잠 들고
무리에서 떨어져 지친 날개 퍼덕이던
기러기 한 쌍을 어둠은 어디에 두었는지
까칠한 눈빛의 그녀가 내려 보며 기웃거렸네
삼삼오오 걷고 있던 가로등, 제 불빛을
작은 공마냥 서로의 발 아래 던져주며
갓 버무려내는 이야기들
멀찌감치 물러나 홀린 듯 듣고 있었네
어제의 나 많이 닮은 듯한
출렁이는 저 등불
어느새 두어 걸음 따라 나서고 있었네
불꽃 켜 든 저들, 표주박 같은 그녀를
어디로 느릿느릿 데려가고 있는가
바람도 잠 든 그 곳으로 밤새
오르내리며 자주 귀 걸어두던
그녀 오동통한 볼살이 쑤욱 빠져 버렸네
제 몸 절반 비워버리고도
다시 채울 무엇이 있길래 저토록 담담한 표정일까
가끔 내 마음도
나를 쓰윽쓰윽 지워 버리고
새살 돋게 하고 싶을 때 있을 것이네



&lt;사림시 동인시&gt;

잎사귀들의 다툼

전 문 호

조금 먼저 태어나 산들바람에게
내가 더 푸르다고 내가 좀 더 진하다고
교태를 부리지 마라, 각자 자기 색깔 띠면서
한번은 자신의 旅程에서 정상에 오르도록
모두들 제 위치 지켜 전체가 조화 이룰 수 있도록
바람은 햇볕을 도와 골고루 자양을 뿌려준다
햇살이 바람에게 시달려 산자락 길게 꼬리 내리고
몸에서 검도록 푸른 피가 빠져나가고 나면
바람은 노기 띤 얼굴로 더욱 싸늘히 식어
치장하는 우리를 시샘하여 마지막 길 재촉할 때
촉촉이 젖은 어머니의 팔 이제는 거두어야 하리
허약해진 몸뚱이 차가운 땅으로 곤두박질하여
서로의 시체 부둥켜안고 메마른 대지
빨아들여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리
몸뚱이 녹아 어두운 땅속 굽이 돌다가
네 어미 핏줄 타고 다시 환생할 수 있으니
너는 나의 형제요 나는 너의 자매 아닌가
이승과 저승이 지척에 있는데
조금 일찍 정상에 올랐다는 것은
저승을 좀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lt;사림시 동인시&gt;

山頂의 노래

김 세 호

나는 문명을 제사 바치는 반란자
빌딩숲을 목조이는 낮은 하늘
속수무책 탈출한다

산길만 접어들면 어느 새
전신으로 수혈되는 녹색피
이끼와 바위의 계곡
깊숙히 걸어가면
어느 새 나는
고생대를 사는 원시인

神殿의 꼭대기인 삼각 봉우리
뚝뚝 구리빛 땀방울 딛고 서서
마지막 제사장 되어 엄숙히 두 팔 벌리고
문명을 제물로 바치면

거기 하늘로부터 쏟아지는 悅樂
온몸이 둥둥 태초로 날아가는
원시의 오르가즘.



&lt;사림시 동인시&gt;

벚꽃나무의 노래

강 가 애

겹겹이 자라나는
사랑이 허연 꽃잎으로 피어난 걸까

간드러지게 웃고 있는
저 꽃가지들 화려한 몸짓 좀 봐

수만 꽃송이 송이마다
암수 한 쌍 뜨겁게 포옹하고 있어
안겨드는 저 벌떼들도 좀 봐

꽃가지 휘어진 저 길 좀 봐
꽃상여 타고 너울너울 춤추며 가고 싶어



&lt;사림시 동인시&gt;

목련나무에 기대어

이 주 렴

목련나무에 휜 피가 돌면
네 얼굴이 어른거려
못다 탄 담뱃불을 비벼 끄며, 짧게
그가 말했었다
봄은 금새 휜 피로 물들었지만
그는 다시 목련나무를 쳐다보지 않았다

꽃잎이 살포시 두루미 날갯죽지처럼 접히는
나무의 몸속에서 출렁출렁 강물소리가 돋을 때마다
바람은 일시에 꽃의 모가지를 꺾어버렸다

목련꽃이 필 때마다 그걸 알았다
사랑은 목련나무처럼
사람을 버렸다

어쩌면 나는
너무 환한 꽃을 들켜버린
목련나무였는지도 모른다



&lt;사림시 동인시&gt;

참꽃의 일상

김 진 철

밤은 더욱 깊었고
무언의 침묵 속에 세상은 잠들었다

다만, 아무도 오르지 못한 산속에
세상이 깨어나고 알지 못하는 언어들이 소란을 떤다

참꽃들은 돌과 돌 사이 팔 걷고 앉아
연분홍 꽃빛을 발산 하고 있다

서로의 언어들이 부딪치고, 환성을 올렸다
그래야만 새로운 세상의 기분과 맞았다

저마다 얼굴에는 홍조가 타오르고
결코 얼마남지 않은 생에 용기가 솟았다

그들은 웃음짓고, 조금도 외롭지 않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고 있었다
오늘도,
마치 연극배우 처럼.

미의 여신은 거만한 자태에 질투의 눈길을 주고
그들은 눈길을 피하듯 여기저기 부산하게 움직였다

때로는 거칠게 신을 모독하기도 햇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더욱 갈채를 보냈다
언제, 파르르르 떨며 숨 죽을지 모르는 그들에게



&lt;사림시 동인시&gt;

무덤

남 익 지

침묵이
또다른 침묵을
침묵하게 해

아픔이
아픔을 알아
또다른 아픔을
잉태한다 해도

나 너에게
아프다 말하지 않는다

달빛은 그리움에 밀려
벼랑 끝으로 떨어지고
나는 떨어지는 달빛 쫓아
아픈 무덤 하나 짓는다

내 안에 그런 무덤
여러 개 있다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MBC문화센터회원 시」▒

&lt;MBC문화센터회원 시&gt;

봄은 내 가슴 속에서 울고 있다

ㅡ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애도

박 옥 숙

희뿌연 안개비 속에
벗은 나뭇가지 끝
매달린 빗방울이 슬퍼라
까치 한 마리의 노래 애달퍼라

괄괄 맑은 개울물소리 조르건만
내 가슴은 무거운 돌덩이,

흰 국화꽃다발의 향기 맡으며
순간,
원치 않는 이별을 하고
통곡을 뒤로 한 채

하늘나라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옮긴 그대들이여

널부러진 개나리
꽃망울도 슬퍼 고개숙이는데
보이지 않는 모습들은 정녕
어디에서 봄을 맞고 있는지

봄은 아직 내 가슴 속에서 울고 있네.



&lt;MBC문화센터회원 시&gt;

산마을

김 설 란

그 오솔길
끝자락은
숨죽인 나뭇잎으로 젖어 있었다

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산더덕을 파는 아낙
갈라진 손 끝에
서릿바람은 지나가고

반쯤 구비도는 산허리
억새는 저 혼자
백발로 출렁인다

아, 저문 하늘에 노을은 지고
게곡 물소리 마을을 향해 저물어가네



&lt;MBC문화센터회원 시&gt;

봄비

윤 수 진

산허리 돌아서며
그대 품속 그려보네

분홍빛 여린 마음
흔들어 뉘이고
바람 따라 흘러 가시네

잉태한 씨
터트려 울리며
구름 거두어 가시네

하늘 향해
저 裸木들 겁탈하더니
내 몸속으로 숨어버리시네



&lt;MBC문화센터회원 시&gt;

달팽이

전 영 혜

그대는 나의 집
버리려 해도 떠나려 해도
놓아주지 않는 집
잠시 문을 열어
젖은 세상을 향해 여린 촉수 디민다
변함없이 내 몸 삼키며 뒤따르는 입
깨진 거울로 날 세운 햇살은
날카롭게 쑤셔댄다
금새 뚫어진 틈으로
새어나가는 습기들
그대는 다시 어른다
그 봐, 내가 최고지
젖은 땅만 밟자구
늘어진 그늘만 타오르자구
딱딱한 그대를 짊어지고
하루를 걷는다
이틀을 걷는다
사흘을... 나흘을... 지겹게 걷는다
그대를 벗어나
내 안의 물기마저 잃어버려
바스러진다면
가볍게
가... 볍... 게...

아앗!
날선 햇살이 마른 몸을 베고 지나갔다
높이 날아오르는 내 몸가루



&lt;MBC문화센터회원 시&gt;

먼길

김 성 구

꿀벌과 쑥부쟁이 배웅 받으며 개미가
낙엽에 의지하여 먼길 간다
푸른 나뭇잎이 뒤에 있어
점점 멀어져 간다
웅덩이에 쉴 때나
여울목에 뒤집힐 뻔 해도
피라미들만 두리번거릴 뿐
뒷배는 다가오지 않는다
바위틈이나 나뭇가지에 기대어
걸음 늦추어 보아도
저만치 떨어져 있고
내 배만 흔들린다

앞서 가던 배들이 뒤집혀 있고
뒤따라오던 배도 보이지 않는다



▒「비슬산참꽃제 &#039;참꽃시낭송&#039;/목마시동인 시」▒

&lt;목마시 동인시&gt;

하산

최 귀 희

아버지의 산 내려오며
풀꽃을 꺾었지요

물기어린 눈망울들
툭툭 분질렀지요

고향산천 좋아 바위가 된
아버지 선산에 모셔두고
내려오는 길

철없는 어린 것들 어찌하라고
차라리 날 데려가시우&#039;
어머니 치맛자락에 매달려 내려왔지요

서른 한 번 꽃 지워
굽어진 산허리 붙잡고
아버지의 쟁기질에 여문
살가운 풀꽃하나
마음이랑에 옮겨 심어
아버지의 산 내려옵니다



&lt;목마시 동인시&gt;

유채꽃 피는 언덕

최 해 춘

설익은 바람 까치발 소리
시린 꽃들 일제히 고개 숙인다
앙증맞게 햇살 부수어 제몸 물들이고
가만 고개 들어 치는 눈웃음
바람도 조심스레 걸음 옮긴다

카메라 셔터로 꽃들을 포획하는 사람들
유채꽃 언덕에서는
사람도 꽃이 되는 줄 모르고
가슴만 울렁거린다

노랑나비 겨운 졸음 안고
바람결 사이로 날개짓 한다
서로 깍지 끼고 쉼 없이 자지러지는
꽃 꽃 꽃들....
꽃들의 웃음소리, 눈이 시리다



&lt;목마시 동인시&gt;

보리싹

오 세 미

꿈틀거리는 여린 싹

넌 힘 넘쳐서 좋겠구나

부끄럽지 않는 하늘

원 없이 그려주길 바란다


돌이켜 보면

게으름 속에 핀 푸르름

아낌없이 피우거라

여리고 여린 싹아



&lt;목마시 동인시&gt;

月蝕

임 수 련

홀로 남아
빈 집의 까칠한 목덜미 쓰다듬던
마디 굵은 손
늙으신 어머니가 또 김치를 담그시려나 보다


마음 늘리는 비늘구름 겹겹
기어드는 벌레들의 낮은 울음소리
툭툭 까만 손톱으로 쳐내며
한숨과 왕소금을 뿌려대는 어머니는
귀 먹은 항아리,

남새밭 돌아나오는
퀴퀴한 바람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짠 눈물 찔끔거리는
활짝 핀 얼음꽃처럼 고명 띄운 채

누군가를 위해
맑고 환한 음색의 동치미
개다리 소반 가득 출렁거리고 싶은데


오랫동안
성긴 발걸음도 찾아와 주지 않는
어머니의 뒤란,
신맛 하얗게 뿜어내다
삭아버린 김치처럼
캄캄하다



&lt;목마시 동인시&gt;

무말랭이

이 여 명


혈관 속의 핏기마저 창백하다

한 톨 물기 다 버려야 말랐다고 할 건가

저 속까지 내 보이며 바람에 들떠 날리고

온몸 말려올라 더 이상 마를 수 없어야

속이 풀리는가

낮에는 햇볕에 달구어지고 밤엔 찬서리에 얼리는

긴 담금질로 이리 꼬부라지는 걸까


한 세상 살면 뼈도 오그라드는가

길고 짧고 굵고 가늘게 제 멋에 살다

햇볕과 바람에 몸 맡긴 무말랭이

얼마나 가벼워져야 저승 가는 걸까



&lt;목마시 동인시&gt;



이 경 미

인간의 죄 때문에 태어났지만
나는 행복합니다

울타리 두르고
먼지 세균 막아
셋팅된 내 모습 황홀해 하는
인간들이 나를 즐겁게 합니다

세상 더러운 것 다 먹어도 걱정없습니다
태양의 등살에 몸 맡기면
바람을 심부름꾼으로 보내
털어 주고 날려 주어 새 몸 만들어 줍니다

인간의 고단한 찌꺼기들도
다 받아 먹고
툴툴 털어 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lt;목마시 동인시&gt;



김금란


나는 말없이 흘러갑니다

세상 먼지 다이고 흘러가지요

친구도 만났습니다

강이라는 친구도

바다에서 또 만났지요

수많은 생명을 잉태하고

키워 냅니다

비가 되고 이슬이 되어

나무도 키웁니다

나는 또 흘러 갑니다



&lt;목마시 동인시&gt;



김파

나무들 꽃피기 전에
가만히 다가가 봐라
그 어린 좁쌀들,
소록소록 잠깬 눈망울
감당키 힘든 우리들 아픔 보다
치솟는 눈물인 것을

가진 것 다 내어놓고
쓸쓸함마저 없는 가을에서
벌판처럼 넓은 겨울까지
헤매는 일 없이
가슴 위로
눈 쌓이고 얼었던 적
한두 번이겠는가

오늘, 우리 앞의 저 꽃
보이는가
수줍은 듯 피지만
아린 상처 감추고
한 잎 한 잎 여는
환한 얼굴 말이다

그래,누구든지 아픔 없이는
저 꽃 앞에 서지 말고
다가가 바라보지 못할 일인 것을



&lt;목마시 동인시&gt;

참꽃이 필 때면

최 상 식

참꽃이 필 때면
어머니도 핍니다

사랑했기에
영영 갈 수 없어
멀고 먼 길 돌아
다시 오시는 어머니

저 분홍빛
가까이 올 수 없어
저만치
인적 없는 변방에서
피어 찾으시는 어머니

꽃가지 잡고 울었습니다
꽃잎 따먹으며 울었습니다

참꽃이 피면
온 山이 행복합니다
지구가 행복합니다



&lt;목마시 동인시&gt;

길 위에서

具 天 涯

풍경을 따라 간다
휘어진 그늘 거느리고 소나무가지 흔들리면
수많은 길이 내 안으로 온다

바람이 등 뒤에서 쓸쓸히 포옹해 오고
돌아오는 자 없는 길모퉁이 너머
미나리군락지의 푸른 냄새

돌아가야 할 길 멀리 있는데
독감처럼 번져오는 적막 속으로
낡고 지친 버스는
아주 오래전 고향 떠나온 이방인 곁으로
울렁거리며 다가온다



&lt;목마시 동인시&gt;

누가 내건 것일까

장 목 단

문득 눈을 뜨니
20층 아파트 외벽을 타고
봄꽃들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천길 벼랑 유배지 같은
저 곳에,
낡은 페인트칠 그대로인 채
누가 봄꽃들을 내건 것일까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꽃들을 잊어버린지 오래인데

기우뚱하던 해가
서산을 넘는 저녁 무렵
사람들은 허공에 핀 꽃들을
한아름씩 안고
집으로 들어간다

자지러지는 꽃들의 웃음소리가
이리 저리 몰려다니다가
밤이 되면 둥둥 떠올라
별이 된다



&lt;목마시 동인시&gt;

꽃 피는 것

장 미 화

꽃 핀다고
모든 것 피고만 있다고
봄 햇살들 난리다

여기 꽃 피지만
저기 등 돌린 자리
허리 꺾고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 있다

누군들 꽃 피우고 싶지 않으리
이 세상 태어날 때부터
꽃 한번 피워보지 못하고
무거운 몸 그대로 누워 버리는 것 있다

피는 것들만 노래하기엔
이가 시리다
꽃 피고만 있는 이 봄에



&lt;목마시 동인시&gt;

참꽃 사랑

정 남 향

대낮에 연분홍치마 두르고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산천은 불이 붙어도
짧은 생애,
여린 눈 살포시 덮으면 그만인 것을

온몸 태워 사랑할 일이라고
바람은 그의 살속 비집고 들어와
가쁜 숨 몰아쉬지만

벼랑에서 손 흔드는 것이 사랑인 줄을
수로부인은 이미 알고
말고비 늦추어 가던 길 멈춰섰지

나 이제 저 벼랑아래 뛰워내려
이 한몸 불태우리라



&lt;목마시 동인시&gt;

봄비

장 정 희

사랑한다
사랑한다
혀끝으로 뿌리내린
수양버들 휘감듯
귓가를 맴도는 따뜻한 속삭임
땅 끝에서 달아오르는
촉촉한 촉감의 입맞춤

기다리마
기다리마
온몸으로 녹아내린
대지 일어서듯
발바닥 가렵게 꿈틀거리며
사알살 사알살 걸어오는
지상에서 가장 긴 하루!



&lt;목마시 동인시&gt;

새알

이 상 명


짙은 안개

몸을 뒤척이는

오르막 출근길

꽃덤불 사이

아침 햇살 감싸안으며

나를 맞이하는 저 것!

어디선가 본 듯한 저 것!



◇◇◇◇◇◇◇◇◇◇◇◇
* poemlove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4-1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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