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다시 쓴 ‘윤동주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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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다시 쓴 ‘윤동주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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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송우혜 재개정판 내놔 소설가 송우혜(57)씨가 ‘윤동주 평전’(푸른역사) 재개정판을 내놨다. 1988년 ‘윤동주 평전’초판을 내놨던 그는 10년만인 19 98년 새로운 사실을 추가하고 다듬어 개정판을 출간한데 이어 이 번에 또다시 재개정판을 내놓은 것. 원고의 완성과 함께 완결돼 저자의 품을 떠나는 일반적인 책의 운명과 달리 ‘윤동주 평전???10년이 넘게 여전히 저자의 마음과 손에 머물며 끊임없이 다 듬어져왔다. 완결의 시간을 뒤로 미루며 세계를 완벽하게 갈아내 려는 저자의 애정이 느껴진다.
“새로 심은 나무를 함께 가꾸어가듯, 주위사宕湧?새로운 증언 을 들려주고 보충자료를 전달해주니 작업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 죠. 개정판을 낸 것은 냉전종식으로 이념적 억압으로 자유로워짐 에 따라 좌익의 굴레아래 묻혀있던 관련인사들을 조명할 수 있게 된 결과였다면 재개정판은 윤동주 평전의 독자이자 윤동주가 다 녔던 일본 릿교(立敎) 대학 후배인 야나기하라 야스코(楊原泰子) 라는 일본 여성이 윤동주의 도쿄시절과 직결된 귀중한 증언과 자 료들을 발굴해, 내 손에 쥐여졌기 때문입니다.” 이 일본여성은 윤동주의 릿교대 재학시절 ‘빡빡머리’사진을 보 고 대학 신문 등을 뒤지기 시작해 당시 ‘학부 단발령’이 내려 졌던 사실과 엄격했던 군국주의식 교육 실상을 밝혀내 이를 작가 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재개정판에는 군사교련 담당이었던 현역 육군 대좌의 강압적인 교육방식, 군사교련문제를 놓고 학생과 현역 장교사이 에 일어났던 갈등 등 윤동주의 릿교대학 시절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또 윤동주의 평양숭실중학교 친구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혹독했던 신사참배의 고통스러운 풍경도 세세하게 살려냈고 초판 에서 용정을 설명하는데 중요하게 인용됐던 노래 ‘선구자’의 친일 논란도 담담하게 기술했다.

그는 “1985년 내가 북간도사를 연구하고 있어 그쪽 사정에 밝고 , 또 윤동주의 고종사촌 송몽규의 조카라는 점때문에 심층취재가 가능할 것이라며 한 출판사로부터 평전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을 때만해도 이 작업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고 뒤 돌아봤다.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작업은 3년을 끌어 초판??나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소설가가 소설 쓸 시간에 평전을 쓴다는 것이 손해라는 생각 도 들었지만, 90년대 초 방문한 옌볜에서 공산주의사 역사기술에 의해 단절된 자신들의 과거사를 복원했다며 감사의 말을 듣고, 또 어린 학생들로부터 삶에 지침이 됐다는 말을 들으며 자부심 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 이야기야말로 재미있고, 시 대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며 앞으로 안중근, 전봉준 등 몇몇 인물들의 평전쓰기를 새로 시작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2004-04-19 11:40]  최현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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