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노동의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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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노동의 수고

옥매산 0 221
긴 노동의 수고



-박종영



가을은 농부들이 땀 흘려 지은 농사를

다독이고 갈무리하는 절기입니다

큰 나무 그늘에서 보랏빛 꽃을 피워내던

맥문동 꽃송이가 시들어 떨어지는 추분 절기

누런 벼 이삭 속삭이는 논둑에서

물꼬를 낮추는 농사꾼의 설렘은

긴 노동의 수고를 내려놓을 때가 아님을 암시합니다

이 가을 하늬바람에 고개 숙여 영그는 보람찬 생명에게는

가장 치열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가을바람이 선선합니다

바삐 살아가느라 온전히 떠올리기조차 힘들었던

지난날의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는

그리움이 사무치는 이즈음

빛과 물과 바람을 엮어내는 긴 노동의 계절을

갈무리하는 시간의 위로가

아직은 노동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귀띔합니다

물려받은 문전옥답 벼포기가 바람에 출렁이고

가끔 선선한 바람을 물고 나르는

새들의 노래가 행운으로 들리는데

고향 집 개망초 우거진 마당에

때늦은 귀향의 후회가 출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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