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언제나 내곁에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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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언제나 내곁에 서 있었습니다

최길준 0 2138
창문을 여니
저만치 환한 미소짓는 얼굴로
서있는 그대를 보았습니다
님은 항상 내곁을 지키고 서있는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가을 속에서
예쁜 새옷으로 갈아입고
사뿐한 걸음으로 내개온 님은
붉은 석류알이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새큼한 알맹이 한아름
토해내는 그런 아픔도 지녔습니다
 
사랑이 그립던 별밤에
옷자락 나폴거리며 사립문 열고 들어오는
고운 나의 님을 보았습니다
손에는 바람이 전해주는 노래를 들고서
가슴에는 들꽃을 꺾어 그 아름다운 향기를
지니고 서 있었습니다 
 
사랑이 눈물짓던 밤에
님은 마음을 부드러운 손길로 토닥여
그 아픔까지도 어루만저 주었습니다
하얀 박꽃의 아름다운 슬픔을 바라보면서
빨간 석류알 아픔을 잉태했습니다
님은 언제나 내곁에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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