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海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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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국(海菊)

김노연 0 1456
-----친구에게 띄우는 편지


여보게 친구
나는 참 외로운가 보네
무서리 앉은 살갗이 썩어가는 줄도 모르고
미련한 기다림을 하고 있다네
인심 좋은 바람님 옷자락이라도 붙들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다네
망혼(亡魂)이 되어 바람처럼 떠돌아도 좋다고
지긋한 외로움보다 어이 나쁘다 하겠는가
아니지 아니지 이 밤 달님께 빌어봐도 좋겠네
한 가닥의 달빛이 되어도 좋다고
보름, 단 한번의 빛살이 되어도 족하다고 말이지
굴곡진 내 삶 어디에 티끌만한 빛이였던 적이 있다던가
이 밤은 요행수(僥倖數)라도 바래볼 일이네

여보게 친구
나는 참 무모(無謨)하였네
망망대해(茫茫大海) 꽃피운 마음
길이 없어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곳
지독한 고독의 씨앗을 멋 모르고 떠나온 내 마음인 듯
띄워 보냈으니
잔인한 파도가 덮친들 나무랄 수 있겠는가
칼바람에 찢긴들 아프다 신음하겠는가
공평한 신의 잣대가 언제가는
나를 향해 있지 않을까 한다네
꽃이 되고 꿀을 품고 어느새 기다림의 종착역인 듯
고독이 나를 벗고 떠나가면
새 손님이 안식처인 듯 찾아 들겠지

여보게 친구
그땐 말이지 꿀향 바른 편지봉투에 행복이란 알맹이를 넣어 보내 줌세
그때까지 안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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