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게 피어내야 할 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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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게 피어내야 할 꽃이 있다면

김노연 0 1707
아직 내게 피어내야 할 꽃이 있다면
이 가을엔 욕심을 버려야 하리
꽃보다 더 꽃이길 소망했던 가을
마른 장작 타오르듯 태워버려야 하리

설움조차 흠이 될까 발가벗긴 몸뚱이
칼 바람에 수 천번을 난도질 하여도
설야(雪野)의 언덕 순백의 꽃이
혼을 앗아갈 듯 유혹하여도 참아야 하리

아직 내게 피어내야 할 꽃이 있다면
시작되는 봄의 향연(香煙)에 동참해야 하리
어지러운 광기에 안개서린 아침을 맞아도
껍질을 벗고 순수한 마음으로 서야 하리

이름없이 피어나 이름없는 향기가 되어
혹여 길손의 마음에 잠시 살았다 버려져도
삶의 행복의 끝은 진정 나를 버리는 것이였기에
난 지금 그대를 향한 마지막 꽃이길 소망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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