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소리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봄비 소리

김노연 0 1823
하늘님이 세상의 게으름을 질책하는 날인가 보다
빗방울 마다 따끔한 호통소리가
창밖에서 요란한 것을 보니
아마도 깨어나는 아침은
오늘 보다 더 풍성한 세상을
맞이하겠다

하늘빛 들판이 바람 따라 출렁이고
햇살여문 꽃들은 폭죽을 쏘아 올리듯
향기를 품어 낼 테지
해거름에 지워진 그림자 같은 욕심도
겨울잠에 깨어난 봄의 부신 몸짓에
사르르 녹아들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산을 버리고
봄비 아래 서 볼 일이다
시름겨운 거죽을 뚫는 호통 소리에
뼈 속까지 청청해질 수만 있다면
실성한 사람마냥 하늘을 안고
가가대소(呵呵大笑) 하겠다.







*가가대소(呵呵大笑): 껄껄거리며 한바탕 크게 웃음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