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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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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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

김한규 0 2100
그대 발자욱 없는 이 땅은
푸른아침도 구름낀 오후 같이 쓸쓸하다
수많은 군중 틈에 나는
행복하여도 고독하다
그대의 미소없는 세상은
벌거벗은 들판처럼 허허롭다
친구가 그리워도
사람 냄새가 그리워도
나는 먼저 당신을 떠올린다
내 가슴은
당신의 거리를 측정하는 온도계다
그대 멀리 있어도 내 마음의 체온계는
달군 무쇠처럼 뜨겁다
당신의 편지 한 장 없는 날에는 여지없이
빙점으로 급강하 하는``
핸드북 하나 끼고 전철을 탄다
내 눈은 깨알 같은 글씨에 박혀 움직이지 않았지만
낱낱이 나의 눈동자는
그대의 새털 같은 가슴에 꽂힌다
한 장 매달린 플라타나스 잎 같이 시리고 시려도
결코 가지를 놓아 주지 못 하는``
새장 속에 새가 보이지 않아도 나는
새장을 허물지 못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 다짐한
불가침조약을 위반하여 마침내 나는 행복하다
고독한 행복을 찾아 오늘도
수없이 그대 마음의 철책을 넘는다
이제야
이제야 조금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제야
사랑하는 사람아
나는 그대를 만나기 전에 이 모든 사실을
알지 못 했느니


海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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