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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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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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

이수화 0 1517
-그 곳!-

허물을 벗을 수 없으니
껍데기를 벗고
무거운 철근을 천하장사마냥 번쩍 들어
집어던지고서 가자.

바다를 둘로 가르며 거품 내는 배를 타고서
어디라도 홀로 가자.
미친 듯 소리 지르며 뛰어다녀도
지우개 없이, 쓰면 지워지는 바닷물에
내 몸뚱이만한 크기로 한 글자 한 글자 시를 써도
손가락질 할 이가 전혀 없는 그 곳으로
하루쯤은 떠나자.

가자, 가자하면서도
정작 갈 수 없는 그 곳은...
그 곳은 얼마나 귀중하길래.
얼마만큼의 금덩이가 묻혀있길래.

두 다리 두 발을 가지고서도
정작 갈 수 없는 그 곳을
부디 꿈에서라도 다녀오자.


岸花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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