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오능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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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능 가는 길에

솔새김남식 0 3191
가을 서오능 가는 길에 솔새김남식

어제 늦은오후 집으로 오는 이른 저녁
서오능으로 잠시 발길을 돌렸다
서오능 주차장에 있는
아주 커다란 은행나무가 바람에...
노란 은행잎이 바닥으로 가득하다.
참 예쁜 은행잎이다.
하나하나 주워 보았다.
나이에 걸맞게....
그렇게 또 하나의 가을은 지나고 있었다

서오능 산책길에 있는
커다란 갈잎나무와 작은 참나무잎들이
바람이 불때마다 어딘가로 날려 들어간다.

문뜩 이런 생각이든다
우리에 삶..
아니 요즈음은 죽어라 일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인생이다
불혹지천의 나이가 되여 삶이 고단해지면
세월의 허망을 느끼게한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거지...
왜 나는 이러고 살까?
대답없는 쓰잘때없는 혼자의 질문이다.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몰라사는 것 같다.
이럴때 마음을 달래는건 서오능 산책길이 제격이다
소주한병 오징어하나 들고...
한없이 깊은 사랑이 그리운 계절이다

사람들은 만남의 인연으로
느닷없이 만나고 또
언젠가는 헤어지게한다
사랑....
사랑은 누군가를 만나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빈가슴에 마음을 치료 할 수있는
명약이 바로 사랑이다

누군가에게
따스한 기억으로 남아있고
위로 받을 수있는 사람이라면
이 가을이 가기전에
큐피트를 화살을 맞추어야
하지않을까 생각한다

참 서오능 이야기하자
릉이 5개라 그리 부른다
나는 그곳에 가면
어김없이 들리는 곳이 하나있다
때론 술한잔 나누기도 하고....

남편에게 버림받아
비운의 삶을간 여인 바로
장희빈
그가 그토록 미워하고 증오했던
인현왕후와 숙종은 건너편 양지쪽에
나란히 묻혀 있는데 장희빈은
그늘진곳 한쪽에 쓸쓸히 묻혀있다

당쟁을 이용해
왕비까지 올랐으나 역시
당쟁 때문에 비참하게 생애를 마감한
조선시대 비극의 여인이 3명이 있다
그 여인중에서 하나가 바로 장희빈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수 없는 사람들
입방아에 오른다

그에게 남은것은 증오였고 복수였으니
후에 그의 아들 경종이 왕위에 올랐으나
보복이 두려워서 독살 했다는 설도 있다
아뭏튼 그시대에 최대 비극일 수 밖에 없는
장희빈을 나는 동정한다.

여자가 독기가 생기면
오뉴월에도 서리가내린다는 말은
그를 두고 한 말이다
그래서 발길을 멈짗하고 다른 이보다도
초라한그녀의 묘를 한참 바라본다
누가 그 위치에 있어도
그시대는 그럴 수 밖에 없을거라고...
묘에는 이끼가 가득낀 비석이 초라하다

"대빈장씨묘"

가을이 짙어지는
만추의 11월쯤 되면 서오능 길은
온통 낙엽으로 쌓여있어서
인생을 이야기하며 걷기에는 참 좋다.
물론 금란지계 같은 친구가 함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낭만이 깃들고 우수가 있어서
만추의 서오능의 가을은 그래서 참 좋다

2006.11.19 k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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