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에 적는 편지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눈 위에 적는 편지

임인규 0 2147
눈 위에 적는 편지  /  牛 甫  임 인 규

하얗게 온 천지가
흰 눈으로 탈바꿈 하는 날엔
진종일 눈 속에서 뒹굴며 놀았다.
눈사람 만들기. 눈싸움. 눈 사진 찍기
그리고 눈 위에 발자국으로 글씨를 썬다.
좋아해! 사랑해! 우정변지 말자!

지금은 모두가 지나간 추억
흰 눈으로 덮인 벌판을 보며
사박사박 눈길에 글씨를 쓴다.
고마워! 사랑했어! 용서해줘!
지금은 기억조차 희미한
많은 얼굴들과 그렇게 조우를 한다.

이제는 꿈보다는 정리를 해야 할 시간
녹아드는 눈처럼 마음이 다급하다.
행여 철부지 시절처럼
욕심 사나운 나머지
돌 섞어 뭉친 눈덩이 달린 것처럼
나에게 마음의 상처 입은 이 없을까?
조용히 그 마음 자락을 눈 위에 놓는다.
용서해줘! 고마웠어! 사랑해! 사랑해!

                      2006.12.21.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