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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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얼었다.

임인규 0 2123
강은 얼었다.  /  牛 甫  임 인 규

은빛비늘의
출렁임을 접어두고
맨 지름 한 거울처럼
쨍쨍하게 강은 얼었다.

노 젖던 뱃사공의
처녀뱃사공 노래 가락도
부들부들 바람결에
몸 피리 부는 나목(裸木)속에 묻혔다.

이제 강은 침묵하고
간 혈적인 얼음 구멍 속에
날 숨을 쉬며
아직은 멈추지 않은 강을 말한다.

어디 길만이 길이더냐!
강을 가로 질러
건너는 송진 삭정이 나무 짐
시오리 강 뚝 길이 단 숨이다.

털북숭이 때꾼한 눈망울
개구쟁이들의 썰매꼬챙이가 설치고
졸래졸래 강아지 꼬랑지
앳된 총각처녀의 헤픈 웃음이 설피다.

세상은 그 사는 자리마다
살아가는 재미가 솔솔 하나니
강이 언다고 삶마저 놓칠 손가?
강은 얼었으되 마음의 강줄기는 줄기차다.

                  200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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