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길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 이철용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길

이철용 0 1878
아버지의 길

                        이 철 용

네온이 도시를 말하건만
고작 가로등 몇 개 드리운 길로
내 아버지 발자국 소리 처량하다
그 길을 쉴새없이 오갔을 것이다
불안전한 전봇대에 매달린
콘덴서의 지지직거리는 소리와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사람냄새
술취한 이의 흥겨운 노랫가락도
고달픔 배어있다
한 번 들어와
쉽사리 가난이라는 업을 벗지 못하고
그렇게 뚜벅뚜벅 오갔을 것이다
어릴적 먼발치 희미한 가로등에 비친
그림자 보이면 마냥 반가웠던 길이다
그곳에도 눈내리고 비도온다
어릴적 그곳에서 느끼던 눈과 비는
다 커버린 지금 이곳의 그것과 똑같다
굴뚝의 흰 연기는 배고픔을 달래주었다
지금도 그곳엔 뛰노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아버지도 나의 아버지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