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좋아하는 여자 솔새김남식

가을을 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녀는 목이 기다란
코스모스를 좋아하지만
길가에 핀 들국화를
더 좋아합니다

유독 가을을 타는 그 여자는
주말 오후만 되면
가을여행을 떠납니다

시골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낯선 들길을 걸으며
너무 좋아서
마음껏 웃는 그녀 모습을
나는 보았습니다.

가을향에 취해서
들꽃잎을 따기도 하고
때론 벼포기와 풀섶사이를
뛰어 다니며
메뚜기를 잡기도 합니다

그녀는 가을을 멀찌감치에서
그냥 바라만 보는게
아니였습니다.
사느라 잃었던 가을
지난 세월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동심으로 돌아가
자신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읍내 시장터에서
고구마도 사고
된장에 넣을 고추도 사며
시장터에 주저앉아

뭐가 그렇게 좋은지
뭐가 그리 친한지
팔러나온 할머니들과
이야기가 끝이지를 않습니다

가슴앓이로 가을을
지내는니 보다
좀 더 중후한 멋으로
보내는 것이
그녀의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요?

돌아오는 차속에서
헤프게 잠을자고 있는
그녀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