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유리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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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유리 상자

이광주 0 1858
네모난 유리 상자

                    이광주

네모난 유리 상자 밖에는
언제나 오렌지색 노을이 산 중턱에 걸쳐 있습니다.

네모난 유리 상자 밖에는
하이얀 조그만 연기가 모락모락 하늘을 향해 날아 오르고
희미한 불빛들이 무지개 빛깔을 띄며, 저 먼 약속된 장소를 향해 울부 짖습니다.

네모난 유리 상자 밖에는
언제나 변하지 않은 붉은 동그라미와
변덕장이 붉은 동그라미가 시간을 나누어 쓰고 있답니다.

나는 네모난 유리상자 안에서 
이러한 광경을 매일매일 구경하는 구경꾼이며,
언제나 네모난 유리 상자를 열 때면
싸늘한 바람이 나의 심장을 파고 들어와,
무언가를 말하려 한답니다.
그럴때면 언제나 차가운 손 자락은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양초의 불빛처럼
미묘한 촉각을 느끼게 해 주곤 하였었죠

그 안에 있던, 그 밖에 있던
그는 추억을 먹고 사는
아름다운 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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