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에 이어폰

                이 철 용

숨죽인 채 누가 들을세라
둥그런 이어폰 꼽고
같은 곡 하루 넘어 또 하루,
소음이 빼앗은 자리 채우려
나만의 공간을 찾아 떠납니다
힘겨움에 잠이 부를 때까지도
외이도에 부스럼 나도록
그칠 줄 모릅니다
어느덧 나를 잃어버리면
나만의 그리움이 보이고
미소 전하려 하면
어느새
창틈 찬바람이 나를 깨워
아침임을 깨닫게 합니다
또 다시 공허함이 찾아옵니다
반쯤 감긴 눈 차마 못 뜬 채
귀를 닦고
같은 곡 하루 넘어 또 하루,
커피를 더하면 좀 덜할까
양손 가득 따뜻함이 온몸에 퍼지고
향은 코끝마저 따뜻함을 더합니다
그리움은 그냥 쓰디씀이 아닌
커피와 같은 오묘한 맛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