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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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

조은세 1 3430
가난한 사랑 / 조은세



&#039;이거 맛있어&#039;
쑥스럽게 웃으면서
트렁크에 실어 준
쌀 한 포대


네가 나에게 준 건
우정이 아니라
남 몰래 감추어 왔던
말하지 못한 사랑이었다


야망이 세속을 앞지르지
못하던 그 시절
너의 눈빛은 이글거려도
빈곤한 늪지의 밑바닥에 있어
아무 것도 태울 수 없었지


그걸 바라보는 내 가슴은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느라 애쓰는
작은 입김이었다


아무리 후후 불어도
너와 나 함께 타오를 수 없어
십수 년 해는 그리다 눈물짓고


너의 마음을 가슴에 안고
3층 계단을 한달음에 올라와도
숨이 차지 않는 건
가난한 사랑의 서글픔을 이미
세월 속에 다 털어버렸기 때문이다


사랑은 이루지 못했을 때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던가
막다른 골목 언저리에서
우리 다시 만난다면
거리낌없이 깊은 포옹하며
예전에 하지 못했던 그 말
사랑한다 말할 수 있겠지


따뜻한 너의 그리움을
매일 먹으면서
그 날을 기다린다
 
 
1 Comments
손유청 2004.02.26 17:47  
우정과 말하지 못한 사랑 사이에 있는 늪에 빠져 운 세월을 되감으며 
또 꺼이꺼이 종일 울고 싶어집니다 소주병 옆에 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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