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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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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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

정연복 0 2226
<화초>

베란다 한쪽 모퉁이에
열 개 남짓한 화분이 놓여 있다

한겨울에는 추위를 타는 듯
잔뜩 움츠린 모습 같더니

햇살 좋은 4월이라고
잎새들마다 제법 푸른빛이다

화초들의 일용할 양식이래야
한줄기 햇살과 물 한 모금뿐

엄마가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듯

아내가 화초들에게 정성껏
물을 주는 모습이 보기 좋으면서도

나는 그 보잘것없는 물 한 모금
준 기억이 거의 없다

아내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서야
어쩌다가 한번 물을 주는 정도

이렇게 햇살 따스한 날에는
너희들의 목도 더 마를 텐데

너희 잎새의 파릇한 빛만 훔쳐볼 뿐
신경 써 주지 못해서 미안해

앞으로는 우리 한집안 식구처럼
오순도순 아끼며 살자
(2008.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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