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가리라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돌아 가리라

이철환 0 1485
거친 호홉으로 언덕을 넘었을때
만개하던 빛의 바다가 있는가 하면
황홀한 네온의 거리를 지나서
골목 어귀의,덜그럭 거리는 달구지 맨의 숨막히는 하루도 있다

모두가 잠들어 간
삼경이 넘은 시간에
후줄근한 등줄기를 식혀가며 시작하는 하루도 있었다

굳어져 가는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시린 손마디를 가눌 겨를도 없이
쏟아져 내리는 상자 더미에서
정신없이 손발을 움직여야만 하는 늙은 잡부들의 질퍽 거리는 하루도 있었다

수백억 의 차때기
수천억 의 비자금
넘쳐나는 실업자들..참으로 암울한 시간이 지나고 있다

풀가지 하나로 모진 겨울 바람을 맞고 서서
세우지도 못할 성을 세워 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섣부른 한숨이 될 수 없는 절대 절명의 시간 속에서
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반복되는 내일 속에선 차마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
대지가 어둠에 덮여 가는건, 그들이 바벨의 일꾼인 까닭 이라

그들에겐
하루가 늘 새롭다
아니.. 새로와야 한다
반복되는 내일은 아무런 희망이 없는, 절망 뿐이기 때문이다

글은 시대적 배경이 아닐까
더도 덜도 아닌
흘러가는 것들을 그져 자유롭게 나타내고 싶은...

인생이
삶이
질이 또 무엇이랴
척박한 대지
감추어진 어둠 조차도..감당키 어려운, 부끄럽기만 한 존재거늘...

온갖 미사여구의
퍼즐 놀이는 서툴어도
바라만 보아도 마냥 정겨운

말하기 보다는
들어줄 줄 아는 사람들
내세우기 보다는,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

돌아 가련다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눈빛 만으로도 충분한 사람들의 품으로...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