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아버지를 위한 시-아버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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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아버지를 위한 시-아버지의 이야기-

김희달 0 3018
진정한 아버지를 위한 시-아버지의 이야기-

                                    김희달
 

나는 아버지가 없습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돈을 주고 샀습니다.
얼마면 되냐구요?

마음이면 충분하답니다.
살아계신 아버지를 산 건 아니구요.

돌아가실 그 분 묘 자리를 샀답니다.
누구한테서 샀냐구요?

그 분 자식한테서 샀습니다.
왜 샀냐구요?

40년전일입니다.
대학시절이었습니다.

학비는 큰아버지께서 내주셨습니다.
그러나, 용돈이나 식사는 제가 해결했습니다.

저희과 수석졸업한 녀석도 별볼일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농사를 지었답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큰 소득은 없었습니다.
미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없는 제겐요.

그래서, 돈을 버는 게 제 길인 줄 알았습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대학도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교수이신 그 분께서 직접 찾아오셨습니다.
저를 설득하러 오셨습니다.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눈 저는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정말 고마운 일은 말입니다.
 
별 관계도 아닌 그 분이 저와 같이 우셨답니다.
밤새도록 말입니다.

돌이켜 보면 참 고마왔습니다.
저를 자식처럼 아껴주셨기 때문입니다.

결혼도 하셨고, 자식도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자기 자식을 그렇게 껴안고 우셨을까요?

그분을 아버님 이상으로 존경한답니다.
제 자식 그렇게 끌어안고 울어본 적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 분 묘 자리라도 제가 사뒀습니다.
부모 묘 자리도 팔아먹은 놈 울 때까지만 울아버지 하려구요.

평생토록 애비 없이 산 놈입니다.
사업에 실패한 그 분 자식
다시 일어설 때까지만 제가 지키려구요.

제가 힘겨울 때 부등켜 안고,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울어 줄 수 있는 분입니다.
이보다 더 진정한 아버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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