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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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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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

한종남 0 2347
물레 / 詩. 한종남


쎄근쎄근
아가 잠든 머리맡
조용한 숨 소리 들으며
똬리를 틀고 앉아 돌아 가는
내,
너라면 좋겠다

쪽진 머리
투박한 손길이라 할지라도
따스한 손 허리춤에 얹히어
흐르는 정 느끼며 돌아 가는
내,
너라면 좋겠다

긴 밤
바람 불어와
하얀 창호지 둘러입은
댓살문 흔들지라도
호롱불빛 아래
물레 가락 들려주는
다정한 소리 있어 좋은
내,
너라면 좋겠다

가는 세월 빠르다해도
조급함 없이
스르륵 스르륵
똑같은 크기로 돌아가는
내,
너라면 좋겠다

돌면 도는 만큼
실을 토 하여
보람도 행복도
쌓여가는
내,
너라면 좋겠다

이제는 멀어져간 물레 소리가
추억의 그네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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