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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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는 님

임석주 0 4349


님은
가시는 님이셔요

당신은
잠깐 말씀하시곤 언제나 가버리십니다
귀를 세워 더 듣기도 전에
저만치 가버리십니다

당신은
잠깐 보이시고는 또 가버리십니다
눈을 비비고 자세히 보기도 전에
야속히도
훌쩍 가버리십니다

당신은
사랑의 체온을
얼른 전달하시곤
가슴 열어 모으기도 전에 가버리십니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시는 것을
진하게 뿌려주시곤 저만치 가버리십니다
비록,
당신과 뜻이 맞지 않는 길에 서 있을 지라도
당신의 강한 모습을
언제나 처럼 내 안에서 바라봅니다

당신이 기뻐하시는
일 만을 하고 싶지만
부족한 입술과
작고 좁은 마음이
당신을 잠잠히
잠잠히 바라보게만 합니다

당신은 머리 두실 곳이 없다 하지만
이 작은 열정 안에 당신을 모시려 합니다

님을 슬프게 하는 안타까움에
죄송하고 마음 둘 곳을 모르지만
그 가운데서도
당신의 인자한 긍휼만은 잊지 말아주셔요

당신의 기뻐하심 따라
다시 서게 하시고
오늘을 계획하심이
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게 하셔요

나의 모든 것을
만드신 당신이&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만을 알게 하시고
내 돌아갈 그곳은
언제나
당신의 품안임을 잊지 말게 하셔요

나의 힘든 작은 소리에
부드러움으로 응답하시던 당신의 인자함을
날마다
날마다 소리쳐 되새기게 하셔요

당신을
당신을
가슴으로만 매달리게 하시고
당신의 아름다움만을
내 지나는 시간 속에 찬찬히 수를 놓게 하셔요

당신의 생각과 사랑은
측량조차 할 수 없지만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너무나&nbsp;&nbsp;진함으로만 나타나십니다
보여지는 것만이
나타나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하시며
언제나
좋은 것 만 주시길 원하시는
당신의 순전함에
이 작은 그릇을
차근히
차근히

님의 궁전에 들어가는 날까지 맡겨 보렵니다.&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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