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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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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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김노연 2 1455
40도의 열이 펄펄 끓어올랐다.
꽃새벽 추운줄도 모르고
잠옷바람에 이리저리 설치다 보니
방바닥에는 물이 흥건하다.

불덩이같던 몸은 왜 그리 춥다며
이불만 꼭꼭 둘러싸매는지
안타까워 찬수건을 몸에 대기가
미안하다.

병원가자고 졸라봐도
감기는 몇일 쉬면 되는거라고
한사코 마다하더니
결국 딸래미 눈에 눈물이 고인다

몇일동안 감기한테 지친후에야
마지못해 갔던 병원에서...
폐렴이면 어쩔뻔했냐고
가슴에 꽝하는 소리가 울렸다.

고집부려서 그날 새벽 응급실에라도
가는건데...
괜찮겠지 하던 마음이 평생의 원수보다더
미웠던 몇일이다.

주사한방이면 그래도 덜 아파했으리란 생각에
창백한 흑빛이 된 얼굴을 보며
나는 왜 그리 무지했는가
후회가 뒤통수에서 아린다.

주말...김밥들고 오랫만에 산에 오르려 했었다.
그동안 깜박하며 살았던 친구들에게 살아있다고
말하는날이라고 정해놓았었다.
그러고나면 어수선하게 맞았던 봄이
진짜로 내게 시작되는 것이라고 무지 폼나는 계획을 짜었다.

오늘아침 휴일은 끝나고 일상이 시작되었다.
말많은 딸래미 나는
잔소리 한바가지 안방에다 쏟아놓고
이제는 살것같다며 창백한 얼굴에 미소짓는
어머니의 얼굴을 등뒤로 하고
계획은 물거품이 되버렸지만
꽃만발한 벚꽃길을 지나오면 생각한다.
내게 봄은 이제 시작인것 같다고...
2 Comments
국화꽃향기 2004.04.06 13:44  
노연님 어머님이 많이 편찮으셨군요.
노연님은 괜찮나요?
어머님께서 빨리 건강해지셨음 좋겠네요.
김노연 2004.04.06 22:24  
이번처럼 독감이 무서운걸줄 몰랐지 뭐예요^^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국화꽃향기님 마음때문에 저희 엄마 더 빨리 나으실것 같아요^^
아참 저는 너무 생생해서 탈이예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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