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의자
비가 오면 나는 아프다.
길을 잃었다는 사람들과
집을 잃었다는 사람들과
버려졌다는 사람들의 가슴시린 상처가
갈라진 틈으로 아프게 스며오는 까닭에
그저 가난하기만 한 작은 의자는
딱딱한 냉기뿐
위로조차 줄 수 없는 해진 몸뚱이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서럽고 애잔하다.
그저 기다린다.
바람으로 쓸고
사슴눈물같은 이슬로 깨끗이 닦아
어딘가에서 헤메이고 있는
내친구
내이웃
내가족들에게
한줌의 여유라도 괜찮냐며
가난한 의자는
해진 몸뚱이라도
나눠 주고 싶은 것이다
길을 잃었다는 사람들과
집을 잃었다는 사람들과
버려졌다는 사람들의 가슴시린 상처가
갈라진 틈으로 아프게 스며오는 까닭에
그저 가난하기만 한 작은 의자는
딱딱한 냉기뿐
위로조차 줄 수 없는 해진 몸뚱이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서럽고 애잔하다.
그저 기다린다.
바람으로 쓸고
사슴눈물같은 이슬로 깨끗이 닦아
어딘가에서 헤메이고 있는
내친구
내이웃
내가족들에게
한줌의 여유라도 괜찮냐며
가난한 의자는
해진 몸뚱이라도
나눠 주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