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의자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가난한 의자

김노연 0 1679
비가 오면 나는 아프다.

길을 잃었다는 사람들과
집을 잃었다는 사람들과
버려졌다는 사람들의 가슴시린 상처가
갈라진 틈으로 아프게 스며오는 까닭에
그저 가난하기만 한 작은 의자는
딱딱한 냉기뿐
위로조차 줄 수 없는 해진 몸뚱이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서럽고 애잔하다.

그저  기다린다.
바람으로  쓸고
사슴눈물같은 이슬로 깨끗이 닦아
어딘가에서  헤메이고 있는
내친구
내이웃
내가족들에게
한줌의 여유라도 괜찮냐며
가난한 의자는
해진 몸뚱이라도
나눠 주고 싶은 것이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