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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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그곳에서

전금주 0 1489
겨울 바다, 그곳에서



칼바람 친구 따라
하얀 포말(泡沫)되어 뿌려지는 파도
세월의 탑 쌓여도
변함없는 파도, 너의 몸짓들
그 모습에 눈이 멀어
순결한 모래친구들 곁에 있음도 잊었다

경계 없는 무한(無限)의 바다
수평선 희미한 무선지(無線紙) 바라보며
내 실체 찾아 발버둥을 친다
여유와 소박과 진실 없이
욕망과 허상만 찾아 헤맬 뿐
시선은 어느 한 곳에도 꽂히지 않는다

겨울 바다에 외로이 던져진 나
몸의 찌꺼기들 나도 몰래 씻기어
탈과 함께 저 멀리 떠나가며
타인의 아픔이 더 크게 들어와
이제야 사랑에 눈이 더 가까이 한다

석양은 농익은 찬란한 붉은 빛으로
일몰의 시간을 황홀케 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도 이러할까
한적한 겨울바다 그곳에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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