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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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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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김노연 0 1472
우리집 뒤안의 닭장에서
경사가 일어났습니다.
뭉실뭉실한 가슴으로 알을 품더니
햇병아리들이 삐삐삐
울음을 터트리며
낯선 세상에 빼꼼 얼굴을 내밉니다.

아이쿠! 무서워라
엄마 꽁무니를 졸졸졸 따라 다니다
서투른 발놀림에 콰당 넘어지고 맙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일으키려고 하지만
이런 내마음도 모르고
어미닭이 달려와 날개를 활짝펴고
쪼아 댑니다.

아...이것이 사랑이구나.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사랑이란 말이
오늘 병아리 가족들의 모습에서
행복한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사는 뒤안에는
곡소리가 구슬픕니다.
사는것이 고통스러운 아버지는
못내 안스러운 가족들을 이끌고
모진 세상에 사표를 던져놓고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오늘도
아버지는 아이의 손을 이끌고
저승으로 향하는 표를 삽니다.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하찮은 미물도 아는 사랑을
모르는 우리가 멍텅구리는 아닌지...
사랑은 주는 마음과 받는 마음사이로
소통하는 행복한  무지개 다리를 놓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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