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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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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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

김희달 0 1915
형광등

김희달

그때는 형광등이 좋았다.
백열등보다 밝고 밤이 사라져,

공부도 더 잘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잠들었다.

딸깍이가 깜빡깜빡
확 들어오는 눈부신 밤
다시 시작되는 하루,

옆집 누나도 보이고,
앞집 아저씨도 보였다.

때로는 켜질락말락 머뭇거렸다.
의자를 딛고 책상위에 올라
팔이 떨어져라 비틀고 비틀어
조심스레 내려라.

누워서 천정을 보면
새카만 벌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후후 먼지를 털어내고 시체들을 치우자.

오늘도 잠이 온다.
등은 끄고 자야지.

하얀 줄을 당기고
갈색 달걀을 쥐고,
작은 번갯불이 치는 스위치를 내리자.

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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