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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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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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김노연 0 1663
꼼질거리는 발가락이 오늘도 맨아래에서
나를 지탱하고 있다.
단한번도 호사를 모르는 발가락은
내가 가라면 가고
내가 오라면 오는
순종이 삶의 이유인것처럼
처음부터 태어났던 모양이다.

오늘도 이유를 모르는 뜀박질을 하는 발가락은
온통 땀이 흥건하다.
온통 악취가 흥건하다.
길바닥은 혼탁한 매연에 숨쉬기가 버겁고
무심힌 버려진 양심들이 겹겹히 쌓여
두눈으로는 참아 건너지 못할 곳을
묵묵히 걷고 있다.

처음 누워있는 나를 일으키더니
이제는 앞을 향해 가라한다
이제는 앞을 향해 뛰라한다
그렇게
무언의 든든한 후원자는 오늘도
최후의 밑바박에서 열심히 자신의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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