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쉬는 섬
바람이 쉬는 섬/박덕용
정말 있어?
그럼 있지!
잠시 눈을 감고 떠올려 봐,
오늘처럼 바람 부는 날,
이런 분위기 말이야,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고
아무도 내가 거기 있는지
모를 정도로 자유롭고 싶은 날,
그냥 파도와 고동소릴 들으며
영원이 지내고 싶은 섬,
어느 바다가 작은 섬마을
포구에선 통통배소리 울려 퍼지고
그 누구에게나 꺼릴것 없이
갈매기 떼와 함께 파다닥 하며
파도 위를 날아가는 상상 말이야,
바람인듯 그물에 걸리지 않고
잠시 길을 헤매고 싶은 날,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떠도는 마음마저 머물게 하는
바람도 쉬는 섬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