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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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은 입술

한성국 1 1302
사이좋은 입술 / 한성국

1
이름을 알고도
서로 부르지 못하는 입술이 있습니다

2
단단한 껍질에 둘러쌓인 몇마디의 말을
입안에 포로처럼 가둔채 굳게 다문 입술이 있습니다
이 입술에 쳐진 철조망같은 날선 침묵은
바람이 불때만이 우는 소리를 내는
쓸쓸한 외벙어리 같은 슬픈 입술입니다

3
그러나 하루종일 마른 혀를 부지런히 움직이며
원시의 문장같은 소리로 웃움을 만드는 입술이 있습니다
보석같은 말들이 목구멍에 걸리어 넘어오지 못하여
운니雲泥같은 타인의 말이 두 입술을 대신 할 때에도
오아시스 같은 눈물로 마른 혀를 적시는 입술이 있습니다
눈가에 패인 실개천이 넘칠때에도
눈물이 웃음으로 번지는 심성좋은 입술입니다
그 입술 웃을때 만큼만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하는 기분좋은 입술입니다
얼핏설핏 보이는 속마음을 알기위해
혀가 마르도록 입술이 부르트도록 쉼 없이 말을 주고 받는
우리동네 사이좋은 벙어리부부의 입술입니다
1 Comments
김희달 2013.05.28 07:19  
벙어리 부부처럼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사이였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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